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인턴기자] 프로야구에까지 불어 닥친 경기조작 의혹으로 많은 선수들이 의심받고 있다.
특히 최근 프로배구 승부조작 파문으로 대구지검의 조사를 받고 있는 한 브로커가 야구 경기조작의 유형으로 ‘첫 볼넷 맞히기’를 거론하면서 각 팀의 선발투수들이 의혹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일부 팬들은 지난 시즌 기록을 분석한 자료에 근거해 특정 팀과 선수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특정 선발투수가 1회에 볼넷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선수를 의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물론 ‘첫 볼넷 맞히기’를 이용한 불법 베팅이 존재했고, 선수가 이에 가담했다면 볼넷이 많은 투수가 브로커의 매수를 피해가지 못했을 확률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단순한 제구력의 문제인지, 정말로 의심이 가능한 수준인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만약 특정 투수가 1회에 볼넷을 많이 허용했다고 해도 무턱대고 의심하기는 어렵다. 특정 선발투수가 시즌 경기당 평균 6이닝을 던져 60개의 볼넷을 내줬다고 가정했을 때, 1회에 허용한 볼넷이 10개라고 해도 절대 많은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선수의 평균적인 투구내용일 뿐이다.
따라서 단순한 1회 볼넷 개수만을 놓고 투수들을 의심하는 건 무리다. 혹시 1회에 볼넷이 집중되었다고 해도 속단할 수 없다. 몸이 늦게 풀리는 선발투수들은 일반적으로 경기 중, 후반보다 초반에 볼넷을 많이 내주는 경향이 있다.
근거 없는 의심은 경기력에도 지장을 준다. 경기조작이 워낙 민감한 문제다 보니 경기조작과 전혀 관련이 없는 선수도 의혹에 의해 위축되기 쉽다. 불신이 심해지면 투수들이 장타를 감수하더라도 의심을 피할 목적으로 한가운데에 던지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나 젊은 선수들의 경우 주위 시선에도 흔들리기 쉬워 애꿎은 의심이 투수들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1회 볼넷 허용 개수만으로 투수를 의심하는 것은 그래서 위험하다.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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