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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 연출 김도훈 제작 팬 엔터테인먼트)'의 인기는 단순히 용두사미 격으로 끝나지 않았다. 회가 거듭될수록 가히 놀라울 정도의 인기를 얻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초반 인기를 끝까지 이어간 '해품달' 성공에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중심을 잡고 주위를 빛낸 조연들이 있었다. 그 중 김영애, 전미선, 김응수, 정은표의 활약을 빼놓는다면 그건 아니 될 말이오, 당치 않을 소리다.
조연 4인방 김영애, 전미선, 김응수, 정은표는 여진구 김유정 등 어린 아역배우들이 이끌어나가던 초반부터 등장해 무게감을 더했다. 이어 한가인 김수현 등 성인연기자들이 연 2막에서는 한층 심화된 갈등을 그려내며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음모와 야심에 가득찬 대왕대비 윤씨 역을 맡은 김영애는 외척의 중심인물로 손주인 이훤(김수현 분)과 대척점에 섰다. 그녀는 자신과 한 때 음모를 도모한 윤대형(김응수 분)과 실권을 장악하기 위한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걸림돌이 되는 자는 왕이든 국무든 예의를 갖춘 듯 조곤조곤한 말로 사람을 옥죄다 "네놈이 누구 덕에 그 자리에 오른 줄 알고, 지금 뉘 앞에서 유세를 떠는 것이냐?"라고 위협이 느껴지는 싸늘한 눈빛과 함께 중년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김영애와 함께 악의 무리로 일컬어지던 김응수 역시 권력을 향한 탐욕을 보이며 거침없는 야욕을 드러냈다. 그는 애절한 훤과 연우의 사랑을 방해하고, 갈등을 유발시키며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된 연우를 사지로 내몰았다. 이로써 왕과 무녀의 이루어 질 수 없는 러브 스토리가 애절하게 다가왔고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그녀는 권력의 희생양이 돼 죽음을 맞았던 지난날을 기억해낸 한가인에게 무릎꿇고 사죄하며 앞으로 펼쳐질 혼란을 각인시켰다. 전미선은 단순한 든든한 조력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무게감 있는 존재감으로 극의 흐름에 일조했다.
다음은 왕 이훤(여진구, 김수현)의 곁을 지키는 상선내관 형선 역으로 감초 연기를 선보인 정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세자 시절부터 훤을 보필해온 충직한 인물이지만 가끔 눈치없는 깨방정으로 훤에게 "뒤 돌아 서 있으라"는 야속한 외침을 듣는다. 하지만 월에게 연우를 느끼고 혼란스러워하는 훤이 궁궐을 나가 월을 만날 수 있게 "눈사람을 만들어오겠다"고 자리를 비우는 등 훤의 마음을 진정 헤아릴 줄 아는 속 깊은 심성을 표현해냈다.
항상 훤의 곁에서 그를 걱정하며 응원했고, 연우와 훤의 로맨스를 위해 지붕위서 꽃가루를 날리고 인형극을 펼치는 등 큰 역할을 했다. 훤이 웃으면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로 같이 웃던 귀여운 형선, 총총 뒷걸음질이 깨알웃음을 선사해 재미를 더했다.
중견배우들 외에도 젊은배우들의 호연도 조화를 이루었다. 양명 정일우와 중전 역의 김민서는 각각 연우와 훤을 향한 번민에 찬 캐릭터 연기를 기대 이상으로 해냈고, 윤승아 남보라 모델 출신의 송재림까지 색다른 매력을 지닌 연기자들이 출연해 다양한 세대에게 사랑받는 '해품달'을 완성시켰다.
이처럼 '해품달' 성공의 일등공신을 김수현과 한가인 두 사람에게만 오롯이 돌리기엔 출연 배우들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연기력이 맛깔나게 버무려졌다.
[김영애 김응수 전미선 정은표(위부터). 사진 = MBC 제공]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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