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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배우 차인표라는 인물은 방송에 얼굴을 많이 비추지 않아 친숙함보다 신비감이 더욱 작용하는 연예인이다. 차인표하면 작품이나 캐릭터 보다는 ‘벼락스타’, ‘소셜테이너’, ‘봉사와 기부의 아이콘’, ‘아이를 입양한 연예인’ 등 작품 외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연기대상에서도 소감 대신 한국컴패션(국제 어린이 양육기구)을 소개한 그이니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차인표는 19일 오후 방송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몰고 오면서 시청자들과 더욱 가까워졌다. 그리고 토크쇼에 해답을 제시했다.
차인표는 2주에 걸친 ‘힐링캠프’를 통해 그의 행복을 따르게 하는 소신을 시청자들에 전파했다. 그 중에는 감동 뿐 아니라 웃음도 적절히 분배돼 있었다. 앞서 13일 ‘힐링캠프’ 최영인 CP는 “차인표라는 배우를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한다. 지루할 수 있는 소재 속에서 적절하게 예능적인 멘트를 섞었다. 편집할 멘트가 없었다. 아마 두 번째 방송은 더 재밌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기대는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힐링캠프’ 차인표 편은 그가 집과 촬영장 다음으로 자주 찾는다는 한국컴패션 건물에서 진행됐다. 그는 시종일관 ‘결연’을 외치며 아프리카에 사는 어린이들을 도울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 2006년 아프리카 어린이를 만나면서 삶의 근간이 흔들렸던 사연부터, 그 아이들의 삶의 변화, 외국인으로 도움을 받은 아버지의 사연, 아내 신애라와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더욱 행복해졌다는 이야기까지 비슷한 사연을 계속했다. 지겨울 수 있을 정도로 반복된 얘기였지만 그의 진실한 눈빛과 화법 때문일까, 지겨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나도 결연을 해야겠다’는 유혹(?)이 들 정도였다.
더불어 공개입양에 대한 편견, “외국에서 돈 벌어야지 이게 아니라,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마음으로 활동한다면 한류는 오래 지속 될 것”이라고 말한 한류스타들을 위한 조언 등은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었다.
감동과 사회적 메시지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는 틈틈이 자기자랑과 솔직한 공격으로 MC들을 당황케 하기도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고양이 상’이 아닌 신애라의 외모를 아쉬워하는 장면, 그와 고백을 하고 사랑에 빠진 장면을 회상하며 ‘오글’거려 하던 장면, 한석규가 도움을 안 줬다고 꼬집은 부분, MC 김제동을 국회로 보내려고 했던 장면은 어느 예능인 못지않았다.
또 “군대에서 결혼을 하면 9박10일 특별 휴가가 나온다”며 눈을 반짝거리거나, “사는 게 재미없지 않냐”고 지겹다는 듯 바라본 MC 이경규에 “내가 탈선하기를 바라나요”라고 일침한 부분, “이영애는 나 때문에 대만에서 한류를 느꼈다”고 자랑한 부분, 술에 더욱 집착하는 이 시대 수많은 ‘사장님’에 결연을 강조하는 장면 역시 웃음을 유발했다.
이후 컴패션 밴드의 공연이 끝난 뒤 한혜진으로 인해 ‘차인간’으로 거듭나는 장면에서는 특유의 예능감과 어디서도 볼 수 없을 법한 요상한 ‘셔플댄스’가 발휘됐고, 그렇게 차인표의 ‘힐링캠프’는 감동과 웃음이 뒤범벅된 채 마무리됐다.
방송이 끝난 뒤 SNS와 방송 게시판을 보면 차인표의 1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는 것이 즉각적으로 느껴졌다. 각종 게시판에는 “너무 재밌었다”는 평이한 댓글부터 “차인표로 인해 ‘컴패션’, ‘탈북자 송환 문제’ 등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5천원이 아까워, 아프리카에 주는 돈을 쿨하게 깬 내가 부끄럽다”며 반성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차인표의 방송분은 시답잖은 농담과 말장난으로만 점철된 일부 토크쇼 프로그램에 답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힐링캠프’는 차인표를 통해 작품 홍보를 위해 자극적인 과거를 꺼내놓거나, 유명한 스타만을 고집하는 풍토 보다 인물의 진실하고 솔직한 속마음이 더 의미 있고 재밌을 수 있는 것을 일깨웠다. 또 “이 프로그램을 즐기는 순간, 당신의 인생이 달라집니다”라는 다소 거창한 기획의도에도 가장 부합한 60여분이었다.
[차인표. 사진 = 마이데일리 DB, SBS 방송화면]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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