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단아한 이미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한가인이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에서 의외의 모습을 선보였다.
한가인은 영화 속에서 술에 만취한 채 걸쭉한 욕을 선보인다. 대중들이 만들어 낸 이미지 속 한가인이 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지 않지만, 그는 영화 속에서 입에 착착 달라붙는 욕 한마디로 자신의 이미지를 깨는 한편 극 중 자신의 역할 서연의 심정을 한 마디로 전달했고, 영화에 재미를 더했다.
해당 신을 찍을 때 한가인은 이용주 감독에게 "더 보여줄까요?"라고 말하며 장난기를 숨기지 않았다. 청순, 단아라는 수식어 보다 털털, 소탈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말이었다.
한가인은 "감독님도 제가 중간에 어떤 말투나 재밌는 언어, 리액션 같은 걸 하면 사람들이 '뭐야?'라고 할 만한 걸 다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간에 편집된 신들도 있지만 대사 같은 것들이 자유로워서 재미있었다. 통쾌한 것도 있었다. 편집되지 않았으면 하는 신이 편집된 건 아쉬웠다"고 밝혔다.
그의 욕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혔고,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속 연우 캐릭터를 연기한 그와 상반된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욕하는 신이 한 번 정도 더 나왔으면 재미있었겠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고, 이는 한가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저도 좀 아쉬웠다. 서연(극 중 한가인)이의 현재 상황에서 그 욕설이 아주 적합했던 것 같기는 하다. 현재 심리상태 내지는, 짧은 말이었지만 어쩌면 뒤에 군더더기를 붙이는 것 보다도 좋았던 것 같다. 통쾌하고 재밌었다고 했을 수도 있다"며 "서연 입장에서는 어쩌면 그 말이 반복되는 부분일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말이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가인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 '건축학개론'은 '말죽거리잔혹사'(유하 감독) 이후 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이지만 '칼을 갈면서' 선택한 작품은 아니었다.
한가인은 "연기로 인정을 받거나 그런 것 보다는 전체적 영화의 느낌이나 색깔이 너무 좋았다. 연기로 뭔가를 하려면 다른 영화 더 센 연할 이런 게 맞지만 '건축학개론'이 앙상블을 이루는 게 좋아보였다. 오랜만에 하는 작품으로 적합한 것 같았고 너무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였다. 제목을 보고 시나리오 폈을 때 '집 짓는 얘기에요?' 이랬는데 마음이 흔들흔들한 멜로였다. 의외성도 있고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건축학개론'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 한가인에게는 첫사랑을 다시 찾아 온 주인공의 섬세한 감정을 잘 표현해 냈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예매율도 1위를 기록하는 등 벌써부터 흥행조짐이다.
한가인은 "'해품달' 시청률이 좋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관객이 들 것인가 얘기하는데 멜로 장르 특성상 폭발적으로 기록할 만한 스코어가 나오기 어렵기도 하다. 100만, 200만, 300만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많이 나오면 좋겠지만 많은 분들이 영화가 좋더라라고 해주는 말이 기쁘다. 스코어는 크게 관계없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고 좋게 봤다고 얘기해주는 게 뿌듯하고 좋다. 첫날 개봉하기 전 언론시사회 했던 날이 전 더 좋았던 것 같다. 영화 좋았다, 잘 봤다고 얘기해 줘서 기뻤다"며 "서연이라는 캐릭터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고 이번엔 다른 모습 보여줘서 좋았다는 얘기가 더 좋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자가 아닌 자신의 본명 김현주로 살아가는 본인에게 "그녀의 정체가 곧 드러날 것 같다.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보다도 먼저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많았던 것 같은데 작품 이외 이야기할 수 있는 여건이 없었고 기회도 없었던 것 같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고 싶은 뜻을 내비쳤다. 그는 "사람들이 왜 자꾸 여성스럽고 참하게 생각하지 싶었는데 CF속 느낌도 그렇고 그 전 작품들이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이상하네라는 의문을 갖지 말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네 싶다. 실제는 이런 느낌이구나 아시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연기자로 살고 있는 한가인에게는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행복한 일도 많고 조심해야 할 것도 많고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느낌인데 그것 또한 즐겼으면 좋겠다"며 "옛날에는 힘들고 스트레스 받고 어려운 일이었다면 지금은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재밌게 타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가인.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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