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 임태훈이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임태훈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전서 82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호투를 펼치며 선발 2연승을 거뒀다. 아울러 두 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했다. 1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이미 경기 중반 9-0이라는 넉넉한 스코어로 앞섰기에 굳이 긴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없었다. 화요일에 선발 등판한 투수는 대개 일요일에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 전 100개 정도 던지게 하겠다던 김진욱 감독도 그래서 임태훈을 아낀 듯하다. 이로써 임태훈은 니퍼트, 김선우에 이어 확실한 3선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임태훈에겐 꺼내기 싫은 수식어가 야구 선수 생활 내내 따라붙을 것이다. 바로 작년 아나운서 스캔들 사건 때문이다. 그로 인해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입은 임태훈은 사건 이후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결국 두산 코칭스태프는 임태훈을 2군으로 내렸다. 팬들의 지탄과 정신적인 괴로움은 그를 나락으로 몰았다.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두산 코칭스태프는 그를 최대한 배려했고, 4주 군사훈련도 받게 했다. 당시 김광수 감독대행은 시즌 막판 임태훈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여전히 임태훈이 두산 마운드의 중심이라는 걸 일깨워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임태훈의 표정은 여전히 밝지 못했다.
이후 한 시즌이 지났다. 2012년이 밝았다. 신임 김진욱 감독은 임태훈을 다시 한번 선발 투수 자리를 보장했다. 두산은 여전히 선발진 후미가 불안한 편이다. 투수 출신인 김 감독은 임태훈을 배려했고, 임태훈은 올 시즌을 착실히 준비했다. 그 결과 올 시즌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지난 11일 청주 한화전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선발승을 따낸 임태훈은 이날 삼성 타선을 상대로 1회에 볼넷 2개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으나 결국 극복해냈고, 이후 5회까지 깔끔한 피칭을 했다.
불펜 투수 시절부터 직구가 최대 강점인 임태훈이었다. 82개 투구 중 38개가 직구였고, 최고구속은 144km까지 찍었다. 이어 최고 구속 129km의 슬라이더를 19개 던졌고, 체인지업(13개)을 섞었으며, 타자 눈요기용으로 커브(5개)와 투심(4개), 포크볼(3개)도 뿌렸다. 커브와 체인지업은 비교적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러자 경기가 거듭될수록 직구로 삼성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1회에 8점을 내준 삼성 타자들은 이미 2회부터 성급한 타격을 하고 있었고, 그럴수록 승부의 주도권은 임태훈에게 있었다. 삼성은 1회 1사 1,2루 찬스를 날린 뒤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로써 임태훈은 두산 선발진의 한 축임을 당당히 알렸다. 심리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구위도 최상에 올랐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두산은 현재 일부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다소 좋지 못하지만, 임태훈의 2경기 연속 호투로 니퍼트-김선우-임태훈-이용찬이라는 선발진을 확고히 했다. 두산은 임태훈에 이어 이혜천과 고창성, 노경은, 프록터를 연이어 투입하며 여유 있게 경기를 마쳤다.
[1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임태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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