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한은행 천하는 계속될까.
여자프로농구 FA 시장이 막을 내렸다. 3일 이연화가 원소속구단인 안산 신한은행과 1억 천 2백만원에 3년 재계약을 맺었고 박언주가 원소속구단인 춘천 우리은행과 재계약에 끝내 실패하면서 무적신분이 됐다. 이번 FA 시장에서 소속팀을 옮긴 선수는 연봉 1억 9천 백만원에 용인 삼성생명과 3년 계약을 한 고아라와 연봉 1억 2천 2백만원에 청주 KB와 3년 계약을 한 정미란이다.
관심을 모았던 FA 최대어 하은주는 연봉 2억 5천만원에 원소속팀 신한은행과 1년 재계약을 맺었다. 이밖에 박선영이 KB와 2년 5천만원에, 박태은이 삼성생명과 3년 5천만원에, 박정은과 이선화가 삼성생명과 3년 1억에, 김은경이 우리은행과 1년 6천만원에, 임영희가 우리은행과 3년 1억 2천만원에 각각 FA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FA 시장에 나온 12명 중 8명이 원소속팀과 재계약을 했고, 2명이 팀을 옮겼다. 그리고 1명(정선민)은 은퇴했고, 또 다른 1명은 무적신분이 됐다.
정미란과 고아라가 팀을 옮겼지만, 차기시즌 여자농구의 전반적인 판도는 지난 2011-2012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이 열릴 전망이지만, 여자농구는 판이 작아 전통적으로 선수 이적이 활발하지 않았다는 걸 감안할 때 소폭 이동이 있다고 해도 전체 대세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역시 이러한 전망이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신한은행의 전력이 고스란히 유지됐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통합 6연패 주역인 하은주와 지난 시즌 기량이 부쩍 성장한 이연화가 고스란히 팀에 남았다. 이미 최윤아, 김단비, 강영숙, 김연주가 건재한 신한은행이다. 위성우, 전주원 코치가 우리은행으로 떠났지만, 신한은행 농구의 중심축인 임달식 감독과 재계약에 성공했다는 사실도 신한은행으로써는 고무적이다. 더구나 임 감독은 최근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낙방하면서 자연스럽게 소속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하은주, 최윤아. 김단비, 강영숙이 대표팀에 차출되지만, 이미 수년간 손발을 맞춰온 이들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반면 신한은행 천하를 저지할 팀으로 주목받는 KB와 KDB생명은 소폭의 변화가 있었다. KB는 정선민이 은퇴하면서 정미란을 영입했다. 정미란은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최근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는 게 변수다. 수준급 외곽슛 능력을 바탕으로 변연하의 백업을 맡거나 강아정과 주전 경쟁을 할 가능성이 있다. 정선민의 공백은 주전 센터 정선화를 비롯해 김수연이 메워야 할 것이다. 혹은 정미란이 직접 정선민 공백 메우기에 나설 수도 있다.
오히려 KDB생명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경험 많은 이옥자-이문규 체제로 코칭스태프를 정비한 KDB생명은 정미란과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홍현희가 빠져나가면서 백업 전력이 약화됐다. 그러나 어쨌든 KDB생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했고, 이 감독에게 전적으로 맡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역시 전력을 고스란히 지킨 삼성생명은 고액을 받고 입단한 고아라가 제 몫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은행은 FA 4명중 1명을 빼앗겼고 1명과는 계약을 포기했지만, 주장 임영희와 김은경을 잡으면서 전력에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오히려 위성우 신임 감독의 리더십이 궁금하다. 결국, 삼성생명과 우리은행도 젊은 선수 육성에 사활을 걸어야 할 입장이다.
한편, 최근 팀이 해체된 신세계는 FA 규정을 적용 받을 수 없게 됐다. 진신혜 등 일부 선수가 FA 자격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만약 새로운 팀이 창단 혹은 인수를 하더라도 그 팀과 일괄적으로 계약을 맺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자농구 에어컨리그는 정선민이 트레이드를 통해 신한은행에서 KB로 옮기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FA 시장도 비교적 조용했고, 대형 트레이드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기본적인 파이가 작은데다 신세계의 해체로 분위기 자체가 움츠러들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 시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고아라와 정미란의 경우 지나치게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이적한 게 아닌가 하는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기존 구단들의 전력도 큰 변화가 없어 팬들의 커다란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자농구 에어컨리그가 이래저래 뒤숭숭하다.
[FA 최대어로 신한은행과 재계약한 하은주.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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