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양훈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한화는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전서 6,7회 활화산 같은 공격 집중력을 앞세워 7-1로 대승했다. 특히 삼성 선발 브라이언 고든에게 꽁꽁 묶이다 삼성 불펜진을 또다시 무너뜨린 게 컸다. 하지만, 한화 선발 양훈이 호투를 펼치며 경기의 흐름을 잡아준 걸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영훈은 이날 8이닝동안 무려 117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올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전에 없던 완벽한 모습이었다. 소위 말해 긁히는 날이었다. 양훈은 1회 김상수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이승엽에게 내야 땅볼로 너무 쉽게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게 오히려 약이 됐다. 2회부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2회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잡아낸 양훈은 3회 손주인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정형식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냈고, 4회에는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 타자들을 차분하게 내야 땅볼로 막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5회에도 볼넷과 안타 1개씩을 허용했지만, 역시 후속 타자들을 잘 막았다.
이어 타선이 6회와 7회 승부를 뒤집는 동안 양훈은 6~8회까지 단 한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동료의 득점 이후 실점이 가장 좋지 않은 법인데, 양훈은 타자들이 득점한 이후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한화는 그간 불펜 소모가 심했는데, 이날 양훈이 8이닝을 막아준 덕분에 모처럼 주말 경기를 앞두고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다.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117개의 투구 중 무려 76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았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인상적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까지 나왔고, 7개를 던진 투심도 142km로 위력을 발휘했다. 직구와 투심의 구속이 비슷해 삼성 타자들은 극도의 혼란을 겪었다. 여기에 25개를 던진 커브의 최고구속은 불과 121km였다. 직구와 최고 22km차이가 났다. 삼성 타자들이 타격 타이밍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변화구의 비중을 높인 양훈은 슬라이더도 14개를 던져 10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집어넣었고, 체인지업도 13개 중 9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았다. 체인지업의 최고 구속도 135km로 쓸만했다. 상대적으로 직구는 58개 중 20개가 볼이 되며 아주 뛰어난 제구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변화구를 59개나 구사해 38개나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다. 그만큼 변화구 제구력이 좋았다는 뜻이다. 이 중 삼성 타자들이 타격한 타구는 대부분 아웃 카운트 처리 됐다.
양훈은 올 시즌 자신의 최고 피칭을 선보이며 첫 승을 따냈다. 아울러 2005년 6월 29일 대전 삼성전 5⅔이닝 2자책점 구원승 이후 약 7년만에 삼성전 승리를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경기 후 양훈은 “팀 연승을 이어가는 승리라서 기분이 좋다. 포수 리드대로 편하게 승부하려고 했고 변화구 제구가 잘 돼서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가 유창식에 이어 양훈까지 호투를 선보이며 오랜만에 선발진 덕을 보고 있다. 이게 일시적일지, 오래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일이지만, 선발진이 잘 막아주니 경기를 풀기가 한결 수월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느꼈다.
[올 시즌 첫 승을 거둔 양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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