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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야 봉숙아 말라고 집에 드갈라고 꿀발라스 났드나 나도 함 묵어보자 아까는 집에 안간다고 데낄라 시키돌라 케서 시키났드만 집에 간다 말이고 못드간다 못간단 말이다 이술우짜고 집에 간다 말이고 못드간다 못간단 말이다 묵고 가든지 니가 내고 가든지'
참으로 노골적이다. 뻔뻔한데다가 구질구질하게 붙잡기까지 한다. '너 없이는 못산다'는 흔한 사탕발림도 '평생 순정 바쳐 너만 사랑하겠다'는 진심 없는 맹세도 안한다. 그런데 왠지 귀엽다.
밴드 장미여관은 지난해 11월 미니앨범 '너 그러다 장가 못간다'를 발표한 부산출신의 남성 3인조 밴드다. 데뷔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장미여관은 그래도 음악색깔 하나는 뚜렷했다.
감정과 본능에 충실하자는 모토를 가진 이들의 음악은 지난 5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밴드 서바이벌 '탑밴드2'에서 그들만의 '변태감성'을 발산하며 단숨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첫 방송된 '탑밴드2'에서 장미여관은 "홍대에서 가장 못 생긴 사람들이 모였다"고 자칭하며 개성있는 헤어스타일에 하얀색 정장을 갖춰 입고 무대에 섰다. 헹커칩 대신 가슴에 자리한 빨간 장미는 그들의 출중치 못한 외모와 어색한 듯 어우러지며 장미여관 고유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장미여관의 자작곡 '봉숙이'는 처연한 보사노바 풍의 멜로디와 경상도 사투리를 그대로 도입해 직설적으로 표현된 가사가 특징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멜로디에 녹아 들어간 찌질한 한 남자의 속내에 많은 사람들이 웃었고 공감했고 중독됐다.
이들의 음악을 들은 서울대학교 조국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장미여관의 '봉숙이'를 들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정치보다 예술이 위로를 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이던가!"라고 언급하며 장미여관의 노래에 감명을 표했다.
또 여성 래퍼 이비아도 8일 트위터를 통해 장미여관에 "탑밴드 보고 감명받았습니다. 다음 무대도 엄청엄청 기대하고 있겠습니다!"라는 멘션을 보내며 응원했다. 이외에도 장미여관의 음악은 많은 팬들과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이들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끈 이유에는 우리 모두에게 이런 음흉함과 구차한 본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장미여관은 겉으로 말할 수 없었던 숨겨진 욕망을 아무렇지 않은 듯 능글맞고 발칙하게 표현했다.
'봉숙이'가 장미여관에 들어가 쉬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봉숙이'를 듣는 리스너들의 본능적 욕망은 장미여관을 통해서 위로받고 용납되지 않았을까.
[장미여관 앨범 재킷사진. 사진출처 = 장미여관 블로그]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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