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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MBC 출신 이상호 기자가 노조를 탈퇴하고 방송에 복귀한 배현진, 양승은 MBC 아나운서에 대한 비난에 동참했다.
이상호 기자는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계시'나 '자리' 운운하며 내뺀 양승은, 배현진 씨, 오늘날 그대들이 '앵무새'가 아니라 '언론인'이라 예우받는 건 '뱃속 아기의 미래를 위해 파업현장을 지킨다'는 방현주 같은 선배 아나운서들의 각성과 헌신 덕분임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MBC 노조 파업이 100일을 넘긴 가운데, 지난 8일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가 방송에 복귀했다. 특히 양승은 아나운서는 '종교적 신념'을 복귀 이유로 들어 눈길을 끌었다.
이어 11일에는 배현진 아나운서가 사내 게시판에 "보도 제작 거부로 자연스레 파업에 동참하게 된 이후 동료들의 뜻을 존중했고, 노조원으로서의 책임도 있었기에 그간 지켜 봐왔다.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진실과 사실 사이의 촘촘한 경계를 오가며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더 이상은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적어도 뉴스 앵커로서 시청자 이외의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글을 남기며 MBC '뉴스데스크'로 복귀했다.
이에 대해 개인의 자유 선택이라는 옹호론과 함께 날선 비난이 팽팽하게 이어진 가운데, 특히 동료 아나운서들이 거침없이 불편한 심기를 표현해 시선을 모았다.
먼저 서인 아나운서는 "가진 힘을 모두 써가며 마친 일일주점 탓인지 홀연히 떠나버린 동료 탓인지 아니면 그저 황량해진 내 심신 탓인지 몸살 감기에 기침이 잦아들지가 않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박경추 아나운서는 "몇 몇 아나운서의 방송 복귀를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그 친구들의 성향과 그간의 행태는 아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놀랍지 않다는 것을 이제서야 밝힙니다. 저희 단단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또 그는 배 아나운서를 겨냥한 듯 "어제 5월 11일은 두고두고 오랫동안 기억할 날. 당신의 선택…후회가 되지 않는다면…두고두고 후회하리라"라고 적었다.
지난 2005년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재직하다 지난해 기자로 업종을 전환한 전종환 기자는 "파업을 접는 배현진 앵커의 변을 보고 처음엔 화가 나다 다시 보고는 피식 웃음이 났다. 그녀의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웠다, 처음으로 '선택'을 한다, 등의 문장들이 그랬다. 그녀는 애당초 앵커자리를 비우고 싶은 마음이 없던 거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앵커자리를 놓고 싶지 않던 그녀의 마음은 이 문장에서 그 절정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만 보고 가겠다.' 방송쟁이에게는 신에 버금가는 권위를 갖는 시청자의 권위에 안겨 앵커석으로 향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커밍아웃의 후련함마저 느낀다"며 "아쉬운 문장도 있다. '사실과 진실의 촘촘한 경계'라는 수사학적 발언은 화려한 언어로 본인의 명분을 쌓고자 함이 느껴져 못내 아쉽다. 어쨌든 파업은 개개인의 싸움이니 그녀의 선택을 무조건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완태 아나운서도 "마지막까지 뒤통수를 치는구나. 혹시나 혹시나 하고 믿었던 우리가 순진하고 바보였던건가"라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MBC 노조를 탈퇴하고 방송에 복귀해 논란이 된 배현진(왼), 양승은 MBC 아나운서. 사진 = MBC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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