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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를 타깃으로 한 그칠 줄 모르는 반한류 기류
"김태희는 배우가 아닌 한국의 정치 활동가다"
일본의 우익 단체인 '재일특권을용서하지않는 시민모임(재특회)'의 전 간부 등 4명이 지난 3월, 일본의 대형 화장품 제조업체 '로토 제약'에 찾아가 김태희 모델 기용을 취소하라며 소동을 일으켰다.
문제가 된 CF는 로토 제약의 기초화장품 '유키고코치(雪ごこち)'. 김태희는 현재 이 제품 모델로 기용돼 일본 전역에 얼굴을 비치고 있다.
CF 자체는 평범하다. 일반 화장품 광고처럼 김태희의 밝은 피부를 보여주며 화장품의 기능을 선전하고 있어, 김태희의 등장이 없었더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아무런 특색이 없다.
그런 CF에 시비가 붙고 있는 이유는 김태희의 과거 행적 때문이다. 김태희는 지난 2005년, 동생 이완과 함께 스위스 홍보대사에 임명돼 취리히를 방문했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뜻의 발언과 함께 독도수호운동을 펼친 적이 있다.
이 사실이 일본의 온라인상에서 퍼지며 수많은 김태희의 안티팬이 형성시키는 계기가 됐고 일부 극우단체들은 김태희 퇴출운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이번 소동도 이 같은 '안티 김태희' 흐름의 하나이다. 소동의 주인공인 재특회 전 간부 등은 "김태희는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다. 한국이 벌이고 있는 '일본은 나쁜 나라' 캠페인에 전면에 나서 활동하는 정치 활동가다"라며 주장하고 있다.
일본 경찰은 이달 10일, 이들 4명을 회사 협박 용의로 체포했지만, 김태희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감이 앞으로 줄어든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태희 수난시대
김태희 출연 CF와 관련된 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도수호천사' 김태희가 출연한 해당 광고사에 이전부터 악플이 잇따랐다. 김태희를 기용한 광고주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김태희에 대한 비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연유로 지난 2월 21일에는 도쿄에서 예정됐던 기초화장품 '유키고코치(雪ごこち)' CF 제작발표회도 갑자기 중단되기도 했다. 관계자는 "자회사 화장품 모델로 기용된 김태희에 대한 비판적인 악플이 보였고, 불상사에 대비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당시 일본 네티즌이 남긴 댓글을 보면, "저 회사 화장품을 샀는데 오늘 광고를 보고 반송을 결심했다", "뻔뻔하다. 그런 일을 하고 어떻게 일본 활동을 생각했는지 모르겠다"는 등 비판적 반응 일색이다.
일본 산케이 신문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서울지국장도 일본 네티즌의 원색적인 김태희 비난을 거들고 나섰다. "반일(反日)을 하면서도 일본 광고에 나오는 김태희는 대담하거나, 응석을 부리는 것"이라는 조롱 조의 말을 던졌다.
◆김태희 반한류의 타깃되나?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방영된 김태희 첫 일본 진출 드라마는 반한류의 영향으로 제목까지 바꾼 이력이 있다.
김태희가 출연한 후지TV 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僕とスターの99日)'의 원래 제목은 '내 여자친구는 한류스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에는 작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후지TV 앞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한류 데모가 있다.
후지TV 측에서는 데모의 영향과 이후 파급을 고려해 '안이하게 한류 콘텐츠를 남발하지 말고, 적절하게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김태희의 드라마 제목도 한눈에 들어오는 '내 여자친구는 한류스타'에서 '나와 스타의 99일'로 바뀌었다고 일본 주간지들이 전한 바 있다.
게다가 드라마가 초라한 성적을 보이자 '김태희 때리기' 현상도 나타났다. 드라마 성적은 형편없는데 김태희는 여전히 특급 호텔을 제공받으며 다른 배우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다는 등의 기사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나와 스타의 99일'은 한때 6%를 밑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평균 시청률 9.3%로 종영했다.
결국, 일본에서 김태희에 대한 이미지는 독도발언 문제나 저조한 드라마 성적, 반한류 기류 등이 얽히면서 '비호감', '불쾌감'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현재 김태희와 계약을 맺고 있는 '로토 제약'은 김태희와의 계약을 파기할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소동으로 '안티 김태희'의 흐름이 확인된 이상 앞으로 김태희의 일본 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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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선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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