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SK 박경완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부상으로 자취를 감춘 가운데, 8개 구단 포수 중 가장 경험이 많은 자는 단연 삼성 진갑용이다. 류중일 감독은 한국나이 39세 베테랑 포수의 체력을 안배해주기 위해 비중을 줄이려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진갑용이 삼성에 미치는 아우라는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다.
▲ 지난주 4승 1무 1패 실질적인 공로자
삼성은 지난주 4승 1무 1패를 거뒀고 팀 순위도 5위로 뛰어올라 상위권 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돋보였고, 불펜의 지키는 야구가 드디어 위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은 지난주 6경기서 단 11점만 내줬다. 철저하게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투수리드를 선보인 진갑용의 공이 컸다고 봐야 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진갑용의 볼배합을 따라갈 수 있는 삼성 투수들의 제구력이 좋았다.
8일 부산 롯데전서 선발출장하지 않은 진갑용은 9일과 10일 연이어 선발 출장했다. 타석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롯데 타자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철저하게 역이용하는 진갑용의 투수리드가 돋보였다. 대부분 초구, 2구부터 적극적인 스윙을 하는 롯데 타자들을 상대로 초구부터 좋은 볼을 주지 않고 철저하게 바깥쪽 승부를 했다. 또한 롯데 타자들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밀어내듯 스윙을 하는 이른바 인&아웃 스윙에 능하다. 당연히 몸쪽에 강할 수밖에 없다. 연장 12회 접전을 펼쳤던 10일 경기, 기자실에서 바라본 진갑용은 경기 내내 바깥쪽에 반쯤 걸터앉아 있었다.
진갑용은 이런 기본 골자를 바탕으로 타자의 컨디션과 성향, 그리고 경기 상황에 따라 역의 역으로 가는 현란한 볼배합을 선보였다. 롯데 타선이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쩔쩔맸던 건 진갑용과의 머리 싸움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11~12일 잠실 LG전서도 연이어 선발로 나와 LG 타선의 예봉을 꺾었다. 그간 이정식과 번갈아 출장하다가 지난주 진갑용은 수~토 4경기 연속 선발출장하며 투수들에게 믿음을 샀다. 공교롭게도 진갑용의 선발 출장 비중이 커지자 삼성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 베테랑의 방망이는 화끈하다
방망이도 화끈하다. 14일 현재 진갑용은 66타수 24안타(2홈런) 타율 0.364 15타점으로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이정식과 번갈아 선발 출장하면서 체력 비축을 하고 있기 때문에 타율 관리 효과를 봤다. 하지만, 경기 출장이 들쭉날쭉함에도 타격감만큼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11일 잠실 LG전서 2안타를 치는 등 9일 부산 롯데전부터 대타로 나선 13일 잠실 LG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다. 특히 13일 경기서는 커브를 받아쳐 결승타를 만드는 노련한 모습을 선보였다. 커브를 직접 노리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커브의 궤적을 뒤쫓아 정확한 타격으로 장타를 만들었다.
이제 슬슬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매 경기 집중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해졌다. 더구나 연일 유례없는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맏형 진갑용의 노련미 덕분에 상위권 도약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삼성이다. 경험 많은 베테랑이 중심을 잡아주니, 삼성이 살아난다. 류중일 감독은 의도적으로 진갑용의 비중을 낮추고 있지만, 그럴수록 주머니 속의 송곳이 튀어 올라오듯 남다른 존재감과 아우라를 보여주고 있다. 진갑용이 괜히 국내 정상급 포수로 평가를 받는 게 아니다.
[노련미를 과시하고 있는 진갑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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