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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이 종영을 단 2회 남겨둔 가운데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신들의 만찬'은 배우 성유리, 주상욱, 이상우, 서현진 등이 출연 중인 드라마로 최근 일부 배우가 조은정 작가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갈등은 '신들의 만찬'이 당초 정해진 스토리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며 배우들의 불만이 고조됐고, 급기야 극중 비중도 크게 줄어들면서 불거졌다.
한 배우 측 관계자는 "처음 얘기한 것과 달리 비중이 급격히 줄었다. 하차까지 생각했지만 참고 드라마에 남게 됐다. 하지만 마지막회까지 몇 장면 등장하지 않을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배우 측 관계자는 "배우들끼리 사이가 안 좋은 것은 결코 아니다. 촬영 현장 분위기도 좋다"면서도 "대본이 늦게 나와서 배우들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리고 극 중반부를 넘어가며 비중이 갑자기 줄게 된 배우도 있는데, 작가와 관계가 좋을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번 갈등의 큰 핵심은 '신들의 만찬'이 돌연 이야기 흐름을 바꿨다는 데 있다. 조은정 작가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린 분위기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본다면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진 드라마 제작 환경이 원인이다.
'신들의 만찬'이 배우들의 비중을 변경하면서까지 이야기를 다른 쪽으로 끌고 간 건 시청자들의 반응을 찬찬히 살피며 드라마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러브라인이나 반응이 좋은 부분에 이야기 초점을 맞추면서 처음 설정한 것과 전혀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던 것.
이처럼 시청자 반응에 이야기를 바꾸는 건 '신들의 만찬' 뿐 아니라 여타 드라마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시청률에 목숨 걸 수 밖에 없는 방송사와 제작사의 상황 탓이다. 수익을 추구하는 방송사와 제작사의 입장에선 시청자 반응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추구하고,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춰 이야기를 바꾸며 시청률을 높인다. 실제로 '신들의 만찬'도 20%(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에게는 인기 드라마다.
그러나 정작 드라마를 만드는 가장 큰 주역인 배우들은 이같은 분위기때문에 언제 극중 자신의 운명이 뒤바뀔지 모르는 불안에 떨어야만 한다. 또 시청자 반응에 열을 올리다보니 촬영과 방송의 간격이 날이 갈수록 좁아졌고, 쪽대본에 생방송 촬영 문제까지 불거지며 배우들의 고충이 증가하는 꼴이다.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의 배우 이상우, 서현진, 성유리, 주상욱(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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