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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드라마 '적도의 남자'가 등장 인물들의 속죄와 용서, 화해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4일 오후 종영한 KBS 2TV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 연출 김용수)는 수목극 꼴찌에서 방송 내내 줄곧 1위를 차지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총 20부작이 방송되는 동안, 꼴찌의 슬픔과 시청률 상승까지 냉탕과 온탕을 동시에 맛본 '적도의 남자'. 이 드라마가 남긴 것들을 살펴봤다.
▲ '적도의 남자'가 남긴 GOOD
'적도의 남자'가 남긴것은 단연 배우들이다.
먼저 그동안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에서 순둥이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엄태웅은 이 드라마를 통해 '엄포스'의 부활을 알렸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순박한 이미지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볼 수 없었던 엄태웅이었기에 엄포스의 부활은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또 이준혁과 임정은은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 많은 화제를 일으켰다. 이준혁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인 '소시오패스'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악인과 선인 사이를 오갔다.
자신의, 또 아버지 이용배(이원종)의 죄를 감추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악행을 저지르는 이준혁의 연기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또 성인 최수미 역을 맡은 임정은은 새로운 팜므파탈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장일(이준혁)에 대한 어긋난 사랑으로 장일을 쥐고 흔드는 모습이나, 유일하게 자신을 무시하지 않았던 친구 김선우(아역 이현우. 성인 엄태웅)를 배신하는 모습은 배우 임정은을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 시켰다.
'적도의 남자'가 남긴 BAD
'적도의 남자'가 남긴 것 중 아쉬운 부분은 두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번째는 열악한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비롯된 방송 사고와 마지막에 흐지부지된 캐릭터들이다.
첫번째 아쉬운 점인 '적도의 남자' 방송사고는 종영을 하루 남긴 23일 일어났다.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가던 '적도의 남자'는 오후 10시 55분께 드라마 타이틀이 화면에 뜨면서 방송이 중단됐다. 이는 빠듯한 촬영 일정으로 인해 후반 편집작업이 지연되면서 발생했다. 늦어진 후반 편집으로 인해 영상을 송출하는 부조정실에 마지막 테이프 전달이 지연된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웰메이드 드라마로 승승장구하던 '적도의 남자'에 흠집을 내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시청자들까지 '멘붕'(멘탈붕괴)시키는 드라마로 칭송받던 '적도의 남자'가 방송사고로까지 시청자들을 멘붕에 몰아 넣으며 아쉬운 점을 남겼다.
또 하나는 한지원과 금줄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다. 먼저 한지원은 지금까지의 첫사랑 캐릭터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인물로 예고됐다. 보통의 청순가령형 여인이 아닌, 당돌하고 당찬 여성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성인으로 넘어가면서 이런 매력을 사라졌고, 그저 선우와 장일 사이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자신을 못알아보는 선우 앞에서 불안해하는 우유부단한 캐릭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최수미(임정은)의 매력에 밀려 누가 주인공인지까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극 후반부로 가면서 다시 아역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한지원은 아버지 사업의 실패도 의기소침해졌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또 아쉬운 캐릭터는 박효준이 연기한 금줄이다. 금줄은 선우의 눈이 멀었을 당시 지팡이와 같은 인물로 등장했다. 선우의 눈이, 발이 돼 그의 생활을 도왔던 인물이기에 선우가 다시 시력을 되찾은 뒤 사실상 필요가 없는 인물이긴 했다.
하지만 선우가 자살로 위장된 아버지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금줄은 중요한 인물이었다. 선우의 모든 과거를 알고 있고, 선우의 편에서 함께할 수 있는 가장 믿을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 극에서도 선우는 금줄에게 일을 그만두고 자신을 도와달라고 하면서 캐릭터를 살리나 싶었지만, 한회에 겨우 한번 등장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렇게 금줄은 시청자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적도의 남자' 출연자 엄태웅, 이보영, 이준혁, 임정은(위부터). 사진 = KBS 2TV '적도의 남자'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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