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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20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적도의 남자'는 아역에서 중견배우까지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지난 3월 21일 첫 방송된 KBS 2TV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 연출 김용수 한상우)에서는 초반 4회 어린 이장일(임시완)과 어린 김선우(이현우)의 열연에 힘입어 웰메이드 드라마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으로 MBC '해를 품은 달'을 통해 급인기를 얻은 임시완은 '적도'를 통해 출세에 목마른 우등생 캐릭터를 소화하며 거품 인기가 아닌 연기도 되는 아이돌임을 인증했다. 그간 주인공의 아역을 도맡으며 1순위 아역 배우로 성장한 이현우 역시 속깊은 반항아로 완벽변신, 탁월한 연기력으로 극의 초반 몰입도를 높였다.
'아버지'의 여러 군상을 보인 이원종, 이재용, 김영철 등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극의 안정감을 높였다. 특히 극중 이장일의 아버지 이용배 역으로 아들의 출세를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으며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원종은 모성애 못지않게 위대하면서도 더 애틋한 부성애를 재조명시켰다.
극 초반 소름돋는 박수무당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재용 역시 최수미(임정은)의 아버지 최광춘으로 딸의 진정한 행복을 바라는 딸바보의 면모를 보였다. 또 극중 모든 사건의 원흉이 된 김영철은 전작 KBS 2TV '공주의 남자'에 이어 또 한 번 냉혹한 악역으로 변신, 인물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극 전개에 숨을 불어넣었다.
극의 중심을 이끌었던 엄태웅과 이준혁의 연기력은 '적도'의 최대 발견이었다. '부활', '마왕'을 통해 엄포스란 애칭을 얻으며 마니아적인 지지를 받아온 엄태웅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시력장애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다시 한 번 진화된 연기력을 보였다. 특히 동공연기라 명명된 그의 연기는 연일 시청자와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적도'의 시청률을 꼴찌에서 1등으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첫 악역에 도전한 이준혁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업그레이드 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배우로 거듭났다. 특히 아버지의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친구를 절벽으로 떨어뜨리고 출세가도를 달리지만 다시 돌아온 친구 김선우를 보며 마음 속 깊은 죄책감과 두려움에 잦은 심리 변화를 보인 심리 연기는 일명 멘탈붕괴(멘붕) 연기라 불리며 시청자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적도'의 남자 뿐만 아니라 '적도'의 여자들의 활약도 드라마의 인기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가 강했던 이보영은 시각장애를 지닌 남자를 향한 순애보적인 사랑과 함께 성숙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며 캐릭터 면에서는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조의 여왕으로서 드라마의 중심을 지켰다.
제2의 심은하 이미지를 좀처럼 벗기 힘들었던 임정은도 소유하지 못한 이장일을 향한 집착적인 사랑을 보이는 화가로 분해 연기변신에 성공, 배우로서의 새롭게 입지를 다지게 됐다. 초반 캐스팅에 대한 우려를 깨고 열연을 펼치며 역할의 비중을 높였고 강렬한 메이크업과 화려한 의상 스타일 또한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했다.
[KBS 2TV '적도의 남자'에서 빛나는 연기력을 보인 엄태웅과 임시완, 이현우와 이준혁(위), 이보영과 임정은(아래). 사진 = KBS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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