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배선영 기자] 허진호 감독의 신작 '위험한 관계'는 적어도 국내 관객들에게는 장동건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수확을 안겨줄 것이다.
24일 오전(현지시간) 제 65회 칸 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의 JW 메리어트 호텔의 크로와셋 극장에서 '위험한 관계'가 첫 공개됐다. 첫 신부터 완벽하게 나쁜남자로 분한 장동건의 모습이 눈이 들어왔다. 능글맞은 바람둥이 캐릭터가 완벽한 조각상같은 장동건의 외모와 썩 잘 어울렸다. 생각해보면 장동건의 이런 모습을 본 것이 얼마만인지, 실상 처음은 아닌지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25일 니스 해변에서 만난 허진호 감독은 "장동건씨를 처음 만났을 때 나쁜남자를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지금까지 역할들이 너무 착했잖아요. 또 본인도 천성이 굉장히 좋은 성격의 사람이니까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어요. 저 역시도 그런 변화가 재미있을 것 같았고. 또 영화 '친구'에서처럼 다른 역할을 했을 때 장동건의 매력이 분명 있으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이렇게 까지 하면 관객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장동건을 나쁜남자로 그렸어요. 계속 나빠야 한다고 결론을 짓고 만들어 나간거죠"라고 말했다.
영화 '위험한 관계'는 1782년작 프랑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외국에서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등 여러차례 영화화된 작품이기도 하다. 허진호 감독 버전은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이들과의 차별점이라면 차별점이다.
허 감독은 "영화를 연출하기로 하면서 그 시대의 상하이에 대해 조사를 해봤는데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굉장히 물질적인 세계였어요. 18세 소녀가 60대의 부유한 노인과 결혼을 하면서 '저 할아버지 10살만 더 많았으면 좋겠다. 빨리 죽게'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죠. 또 좋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여자를 꼬실 수 있다라고도 생각하던 시절이고, 남자들이 향수와 화장품도 많이 쓰던 시기였어요. 원작소설은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하는데, 1930년도의 상하이와 어떤 접점이 있었죠. 더불어 현재의 중국과도 유사점이 많았기에 재미있겠구나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 제의를 받고서는 한국에서도 한번 영화화 됐었기에 망설여진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나 중국어 대사가 많은 작품이기에 부담도 컸죠. 그런데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장동건씨랑 농담으로 '이걸 우리가 좀 더 일찍 읽었다면 연애를 참 잘 했을텐데'라고 했어요. 그만큼 지금 다시 이야기 해도 충분히 가능했던 거죠. 이재용 감독(스캔들)에게는 어떻게 새롭게 만들 수 있을까 조언을 구하기도 했는데, 자신이 조선을 배경으로 한 것처럼 저 역시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게 되면서 자연히 새로운 부분은 생길 것이라고 말하더군요"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허진호 감독은 "여러모로 이번 영화는 제게 도전이었어요. 시대극 자체도 처음이었고 제가 여태까지 만든 영화들 중 컷수가 가장 많았던 작품이기도 했죠. 자국어가 아닌 다른 대사를 가지고 영화를 찍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어렵기도 했고요. 힘들게 완성했고 걱정도 많았지만, 어쨌든 자신감도 생겼어요. 신뢰감이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작품이었죠"라는 소감으로 마무리 했다.
'위험한 관계'는 후반작업을 거쳐, 8월께 국내에도 개봉될 예정이다.
[니스 해변가에 함께선 장백지(왼)와 허진호 감독. 사진=칸(프랑스) 배선영 기자]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