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평범했던 일상이 충격과 공포로 바뀔 수 있다.
김태경 감독의 영화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제작 AD406 다세포클럽, 배급 쇼박스㈜미디어 플렉스)는 우리 주변의 일상을 공포영화 소재로 차용했다.
표면적 공포는 '저주 걸린 동영상'으로 인해 시작된다. 저주에 걸린 동영상을 본 정미(강별)가 위험에 빠지게 되자, 언니 세희(박보영)와 동영상을 건넨 장본인 준혁(주원)이 그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것.
이 과정에서 저주 걸린 동영상이 공포의 주체가 되지만 영화관을 나온 후 더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인터넷 동영상, 악플, CCTV 등이다.
지하철 난투극 동영상은 최근 이슈가 된 '00녀 동영상' 등을 떠올리게 하며, 무분별한 악플은 자신도 인터넷 마녀사냥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누구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CCTV가 접목돼 영화 속 주인공들이 단순히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는 피를 흘리거나, 산발을 하고, 눈을 희번덕이는 귀신을 등장시켜 관객의 비명을 쥐어짜지 않는다. 대신 일상에 대한 의심을 안기며 또 다른 형태의 공포를 선보인다.
배우들의 열연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화시킨다.
박보영이 안정적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고, 강별이 공포에 사로잡힌 10대 소녀 역을 완벽히 소화해 몰입도를 높였다. 주원은 동화 속 키다리 아저씨로 분해 두 자매를 위험에서 구해내며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는 기괴한 모습으로 나타나 심장을 덜컹 내려앉게 하는 귀신이 전부인 영화가 아니다. 때문에 귀신에게 농락(?) 당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영화관을 나선 후, 인터넷 서핑을 하는 중, 집에 가는 길 등에서 그동안 체감하지 못했던 두려움이 스멀스멀 번져나가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오는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 스틸컷. 사진 = 쇼박스㈜미디어 플렉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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