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우승 0순위'로 꼽힌 삼성은 아직 7위에 머무르고 있다. 30일 현재 19승 21패 1무로 승률은 .475에 불과하다. 물론 1위 SK와 3경기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절대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예상됐기에 삼성의 초반 레이스는 분명 예상 밖의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선수들의 기록을 보니 역시 삼성의 팀 성적만큼 예상 밖의 기록들을 찾을 수 있다. 이를테면 벌써 홈런 14개를 쳐낸 강정호의 기록이 그것이다. 또한 그것이 팀 성적과 레이스 판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발견할 수 있다.
▲ 주키치의 6승 무패
지난 해부터 LG에서 뛰고 있는 벤자민 주키치는 올해 벌써 6승을 거두고 있다. 9경기에 등판해 61이닝을 던졌고 6승 무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 있으니 그의 6승도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지난 해 3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60을 올리고도 승수는 10승에 불과했던 투수다.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경기가 8경기였다. 구원투수의 부진, 팀 타선의 지원 부족 등 주키치를 괴롭힌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주키치의 달라진 성적은 곧 LG의 변신을 의미한다. 우선 주키치는 더 강해졌다. 올해 그에게 조기 강판 따위는 없다. 어떻게든 최소 6이닝은 소화했다. 9경기 중 7이닝 이상 경기도 4경기에 이른다.
LG의 불펜도 강해졌다. 홀드 9개와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 중인 '불펜 에이스' 유원상과 마무리로 전격 변신한 봉중근의 가세가 이기는 경기를 지키고 잡을 수 있는 토대가 됐다. LG는 여전히 5할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 홈런 없는 최형우, 승리 없는 차우찬
지금까지 개인 기록 중 최대 이변은 바로 최형우의 성적이 아닐까. 지난 해 타율 .340 30홈런 118타점을 기록했던 MVP급 성적은 아직 찾을 수 없다.
타율 .206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의 장타율 .252다. 11타점을 올렸지만 아직까지 홈런이 단 1개도 없다. 안타 27개 중 장타는 단 6개에 그치고 있다. 올해 이승엽의 복귀로 '우산 효과'가 더해져 업그레이드된 최형우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에 부풀었지만 홈런왕이 홈런이 터지지 않으니 타석에서 조급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개막전 선발투수 차우찬도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64란 충격적인 성적표다. 2군에서 돌아와 27일 대구 SK전에서 선발 복귀했지만 4⅓이닝 4실점에 그쳤다.
이들은 각각 중심타선과 선발투수진에서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부진은 결국 삼성의 초반 부진을 가져다주고 있다.
▲ 35살 베테랑 이용훈의 5승
올 시즌 롯데의 급선무는 장원준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는 것이었다. 그것은 지금 쉐인 유먼이 메워주고 있다. 유먼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3.21로 롯데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투수다.
그러나 유먼을 제외하고 라이언 사도스키, 고원준, 송승준은 규정이닝을 채우고 있지만 모두 평균자책점 4점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투구와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롯데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35살 베테랑 투수 이용훈이 무려 5승을 거두는 반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10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5을 기록 중이다. 5승 가운데 선발승이 3승이다.
한때 삼성의 선발 유망주였고 손민한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뤘던 시절도 있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부활의 감격을 누리기도 했지만 이후 그의 행보는 실망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해 2군 경기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더니 올해 연패 스토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등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원래 이용훈하면 빠른 볼이 돋보이는 투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요령 있게 승부 중이다. 과연 베테랑다운 선택이다.
[LG 주키치는 벌써 6승을 거뒀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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