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홍명보 4강볼’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골망을 가르는 순간 대한민국의 축구사를 다시 썼고, 국민들에게는 엄청난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그 역사적인 4강볼은 한일월드컵 이후 흔적도 없이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한민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그 4강볼은 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한국 축구 역사의 최고 순간을 장식한 그 공은 ‘주인’의 무관심 속에 월드컵 이후 이집트로 건너갔고, 하마터면 영영 고국 땅으로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홍명보 4강 볼’은 당시 경기의 주심을 맡았던 이집트인 가말 알 간두르 씨가 출국할 때 가지고 나가 집안의 가보로 보관하고 있었다.
한일월드컵 이후 ‘4강볼’의 소재를 추적하던 이재형씨는 그 공을 간두르 씨가 보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는 수차례 이메일을 보내 공을 기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간두르씨의 반응은 차가웠다. 8강전에서 스페인이 기록한 골이 자신의 반칙 선언으로 무효가 된 과정에서 스페인 언론의 맹폭을 당한 간두르 씨는 당시 한국 언론이나 대한축구협회가 자신을 제대로 옹호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간두르 씨는 그 공을 집안의 가보로 삼아 대대로 물려줄 생각이었다.
이재형씨는 간두르 씨를 설득하기 위해 무작정 이집트로 날아갔고, 설득하고 또 설득한 끝에 결국 ‘홍명보 4강볼’을 되찾아올 수 있었다. 한 사내의 집념 어린 노력이 사라질 뻔한 한국 축구의 가장 찬란한 순간의 주인공을 국민들의 품으로 되돌아오게 한 것이다.
이재형씨가 글을 쓴 '22억원짜리 축구공'에는 이 밖에도 북한에도 없는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당시 8강에 오른 북한대표님의 유니폼을 입수하게 된 경위와 머나먼 남미까지 가서 안정환의 2002월드컵 골든골 볼을 되찾아온 이야기 등 각종 축구 자료 및 유물과 그 유물을 입수하게 된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감동과 함께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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