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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정유미, “(한)지민 언니가 부러워하더라”(인터뷰②)

시간2012-06-09 14:26:14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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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배우 정유미는 SBS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하(한지민)의 배다른 언니인 줄 알고 자란 홍세나를 연기했다. 극중 홍세나는 처음부터 계속 박하를 괴롭혔다. 무시를 전제로 두고 물을 뿌리거나 따귀도 때렸다. 그러는 사이 서로 정이 쌓인 듯 했다.

“정말 언니한테 못 되게 굴었죠. 언니가 받아주지 않았다면 정말 힘들게 촬영했을 것 같아요. 편하게는 못 지냈을 것 같아요. 제 성격상 미안해서 먼저 다가가지 못했을 거예요. 정말 고마웠죠. 연기도 많이 받아주고. 내꺼 뿐 아니라 상대방 때도 열심히 하면 고맙잖아요. 지민 언니는 자기 신보다 제 것 찍을 때 더 감정을 끌어올려요.”

“가끔 리허설 때 힘을 빼고 하는 사람이 있대요. 상대방 방심 시키고 본방 때 최선을 다하면 자기가 돋보일 수 있죠. 그렇게 자기 신을 따먹는다고 하는데, 이번 작품 배우들은 그냥 있는 그대로를 너무 잘해줬어요.”

사실 이번 작품에서 한지민은 박하를 연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선과 악이 뚜렷한 ‘옥탑방 왕세자’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 정유미는 욕을 먹어야 연기를 잘 한다는 평을 받는 상황이었다. 그런 중에도 한지민이 정유미에게 부러워했던 부분이 있었다.

“‘옥탑방 왕세자’에서 심복 3인도 인기가 좋았잖아요. 저랑은 딱 한 번 붙었어요. 도치산(최우식) 맹장일 때. 엄청 웃겨서 촬영을 못할 뻔 했어요. 지민 언니도 웃느라 연기가 안 된다고 했거든요. 나는 뒤에서 음모만 꾸며서 처음엔 정말 부러웠는데, 연기 한 번 하고 그런 생각이 싹 달아났어요. 미치겠더라고요. 정석원씨는 계속 방귀 얘기하고, 자기들끼리 어쩜 그리 웃기는지. 허벅지를 꼬집어도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제작진에 ‘저는 태무(이태성)랑만 찍을래요’라고 했어요. 웃음 참기가 힘들어서. 근데 저희도 재밌었어요. 이태성씨가 워낙 장난기도 많고 웃기거든요. 거기는 상황이 재밌지만 태무는 사람자체가 웃기니까. 한 번은 지민 언니가 저보고 ‘태성이랑 찍으니까 좋겠다’고 절 더 부러워하더라고요. 하하”

태무랑만 찍고 싶다고 밝힌 정유미는 방송 중반 ‘용태무 본부장’ 때문에 곤혹을 치뤘다. 발음 논란이 있었던 것. ‘용태무 본부장’의 용태무가 용태용으로 들린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다.

“논란이 있고 나서 그 발음을 다시 했어요. ‘무’랑 ‘본’이랑 섞이면서 ‘용’처럼 들리더라고요. 그 장면 찍을 때가 3일동안 잠 한 숨도 못자고, 마지막 신이었거든요. 그 신 끝나면 집에가서 쉬는 상황. 배우고 스태프고 모두 ‘멘탈붕괴’ 상황이었어요. 그때 용이라고 했는지 무라고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어요. 그래도 미치지 않고서 제가 용태용이라고 했을까요.”

“그 때부터는 ‘용태무 본부장’만 나오면 민감해졌어요. ‘무’에 강조를 더 하게 됐어요. 그래도 그런 일 치르면서 놀라웠던 게, 예전 같으면 엄청 고민했을 사건이에요. 그런데 워낙 바쁘게 돌아가니까 연연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더 연기 잘하면 된다’고 다짐했죠. 3일은 끙끙 앓았을 사건인데 희한하게 쿨하게 넘어갔어요.”

그런 그에게 ‘옥탑방 왕세자’는 어떤 것을 알려줬을까. 연기보다는 현장을 배웠단다. “처음으로 악역을 하면서 연기 ‘스펙트럼’이 넓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천일의 약속’의 현장과 ‘옥탑방 왕세자’ 현장은 완전히 상반되거든요. ‘천일의 약속’은 좀 타이트하게 진행되고, ‘옥탑방 왕세자’는 좀 자유롭고. 현장에 대해 배운 점이 커요.”

1시간이 너무도 짧게 느껴졌다. 시간 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인터뷰는 유쾌하게 흘렀다. 그러면서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어떤 기자님이 ‘향기가 실제 성격이에요? 세나가 실제 성격이에요?’라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렇게 궁금한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향기도 있고, 세나도 있고 또 다른 작품에서는 새로운 캐릭터가 있는. 캐릭터의 색깔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 그 정도로 연기를 잘했으면 좋겠네요. 헤헤.”

[정유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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