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12일간의 휴식도 소용 없었다. 넥센 핵잠수함 김병현이 또 다시 침몰하며 시즌 2패째를 당했다. 김병현은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KIA전서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7피안타 4볼넷 6탈삼진 5실점하며 시즌 2패째를 당했다. 한국 무대 첫 승은 또 다시 다음 기회로 미뤘다.
▲ 휴식도 무용지물… 제구난조로 무너지다
김병현은 세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1일 부산 롯데전서 3⅔이닝 4자책점하며 한국 데뷔 첫 패전을 기록했다. 넥센 포수 지재옥의 실책도 아쉬웠지만, 김병현의 제구 난조가 가장 큰 패인이었다. 김병현은 그날 볼넷을 무려 7개나 허용했다. 3⅔이닝을 소화하는 데 투구수는 무려 90개였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제구가 되지 않아 롯데 타선을 당해낼 수 없었다.
이에 넥센 김시진 감독은 김병현에게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게 했다. 마침 김병현도 메이저리거 시절 이후 오랜만에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던 터라 팔 근육 뭉침 현상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병현은 이날 선발 등판하기까지 무려 12일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제구난조 현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7볼넷은 아니었지만, 이날도 볼넷 4개를 내줬다. 그리고 볼넷 4개 중 3개를 3회에 몰아서 기록했다. 김병현은 결국 3회에 3실점하며 패전의 빌미를 스스로 자초하고 말았다.
1회초 이용규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준 뒤 김원섭의 엉덩이를 맞춰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이범호에게 좌중간 1타점 결승 적시타를 내줬다. 후속 최희섭을 중견수 플라이, 안치홍을 헛스윙 낫아웃 삼진 처리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그러자 2회를 1피안타로 막아냈다. 2회까지 볼넷은 단 1개도 없었다.
3회가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여기서 무너졌다. 1사 후 김원섭과 이범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스트라이크를 겨우 각각 1개밖에 잡지 못할 정도로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희섭을 가라앉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안치홍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맞았다. 결국 후속 한성구에게 우익수 키를 넘는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를 내줬다. 이때의 3실점이 김병현의 패전은 물론이고, 이날 경기 자체가 KIA로 넘어가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김병현은 4회에도 1사 후 이용규에게 안타를 내준 뒤 김원섭에게 중견수 뒤 2루타를 맞아 추가실점했다. 5회에는 광주일고 1년 후배 최희섭에게 안타를 내준 뒤 안치홍에게 도루를 내줬고, 한성구에게 또 다시 볼넷을 내줘 위기를 맞이했다. 송산을 2루수 병살타로 막아내며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지만, 6회에 넥센 마운드는 김상수로 바뀌고 말았다.
▲ 수확 있었다… 탈삼진 6개, 최희섭에게도 판정승
이날 경기 전 김시진 감독은 “김병현의 투구수를 의식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100개를 한계로 생각하고 있지만, 투구수에 얽매이지 않고 경기 상황에 따라 교체 타이밍을 달리 가져갈 뜻을 전했다. 12일이라는 긴 휴식도 줬고, 김병현 본인도 5월 18일 목동 삼성전서 첫 선발 등판 한 뒤 어느덧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지 1달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적응을 할 때가 됐다는 믿음이 있었다.
때문에 김 감독은 김병현의 구위가 좋을 경우 긴 이닝을 맡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3회에 나타난 갑작스러운 제구난조로 긴 이닝을 맡길 수 없었다. 더구나 경기 흐름 자체가 KIA로 넘어간 상황에서 김병현을 오래 끌고 갈 이유도 없었다. 김병현은 이날 5이닝을 총 98개의 볼로 막아냈다. 이닝당 19.6개의 볼을 던진 셈이니 여전히 투구 수 관리가 원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날 김병현의 등판이 마냥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다. 3회 급격한 제구 난조만 제외하면 나머지 이닝은 비교적 무난했다. 특히 삼진을 6개나 잡아낸 것이 고무적이다. 이는 선발 첫 등판이었던 5월 18일 목동 삼성전과 같은 기록이다. 광주일고 1년 후배 최희섭을 3타수 1안타로 봉쇄하면서 최소한의 자존심도 세웠고, 삼진도 1개 빼앗았다.
김병현은 "생각이 많았다. 너무 많은 구종을 던진 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컨디션은 좋았는데 아쉽다. 던진 뒤 알이 베거나 통증이 없었던 게 수확이다.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병현은 직구 최고구속은 144km까지 나왔다. 56개의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와 볼은 각각 31개와 25개였다. 제구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증거이지만, 휴식으로 직구 구위 자체는 살아났다. 슬라이더는 24개를 던져 최고구속 129km까지 나왔고, 유인구와 위닝샷으로 요긴하게 써먹었다. 125km까지 찍힌 체인지업을 9개, 140km까지 나온 투심패스트볼을 5개 던지며 KIA 타선을 상대했다. 3회 제구 난조로 무너졌지만,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김병현에게 희망은 있다.
[첫 승에 실패한 김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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