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롯데 강민호(27)는 모든 팀의 레이더망에 걸려있다. 8개 구단 모두 포수 기근이 심각한 가운데 공수능력을 고루 갖췄고, 국가대표 경험까지 쌓은 젊은 포수는 강민호가 유일하다. 그는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내년 가을이지만 강민호가 FA로 풀린다면, 9개 구단의 영입전이 치열할 것이란 말도 공공연하게 들린다.
▲ 8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좋은 공격력
9일 현재 강민호는 68경기서 타율 0.282 11홈런 43타점을 기록 중이다. 2010년 생애 첫 3할 타율(0.305)을 친 뒤 0.280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요즘 상승세를 탔다. 4월 0.302를 때린 그는 5월 0.256으로 주춤했지만 6월 0.293을 때린 데 이어 7월 4경기서는 0.308다.
7일 부산 삼성전서도 2안타를 쳐내며 타율을 끌어올렸다. 특유의 장타력도 만만치 않다. 월간 홈런 개수가 2-3-5-1이다. 5~6번 타순에 넣어도 손색이 없다. 홈런은 리그 7위이고, 2루타도 14개로 전체 17위다. 득점권 타율도 0.313으로 뛰어나다.
더 고무적인 건 현재 8개 구단 포수 중 타격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점이다. 현재 그와 견줄 수 있는 타자는 삼성 베테랑 진갑용 정도다. 진갑용은 올 시즌 타율 0.323 3홈런 38타점을 기록 중이다. 강민호가 타율을 빼놓고 약간 앞서지만 진갑용의 클러치 능력도 좋다. 타율 0.282 6홈런 24타점의 SK 조인성도 수준급 기록. 하지만 강민호보다는 약간 떨어진다. 두산 양의지도 타율은 0.335로 높지만 2홈런 18타점으로 클러치 능력은 강민호가 한 수위다.
▲ 투수를 이끄는 능력, 성숙미 더해졌다
강민호는 날이 갈수록 세밀한 야구에 눈을 뜨고 있다. 포수는, 수비의 중요성이 크다. 기본적인 블로킹과 캐칭, 강한 어깨 등은 필수이고, 투수를 살려주는 리드와 볼 배합도 필요하다. 특히 투수의 좋은 피칭을 유도하는 투수 리드가 좋아졌다는 게 양승호 감독의 말이다.
이런 부분은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하는 법인데, 강민호의 경우 공격력이 강점이니 상대적으로 방망이가 맞지 않을 때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 감독은 강민호가 올 시즌에는 그런 부분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민호뿐 아니라 모든 포수가 그렇다. 방망이가 안 맞으면 수비에서 방망이 걱정을 하게 돼 집중력이 떨어지고 투수 리드를 대충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감독은 “요즘 민호 리드가 예측을 할 수 없다. 단순히 패턴에 의해 몸쪽이나 바깥쪽으로 움직이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상당히 중요한 말이다. 예측할 수 있는 투수리드만큼 위험한 게 없다. 전력분석이 발달돼 투수의 모든 구종과 배터리의 볼배합이 낱낱이 해부 당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다는 건 그만큼 변화무쌍하다는 증거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롯데의 평균자책점이 3.66에 불과하다. 2008년 3.64 이후 4점대를 전전하던 수치가 4년만에 다시 3점대로 내려갔다. 물론 투수가 잘 던진 결과다. 볼 배합, 투수리드도 결국엔 결과론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안에 8개 구단 포수 최다인 1028이닝동안 마스크를 꼈던 강민호의 공도 없는 건 아니다. 양 감독은 그에게 “성숙해졌다”고 평가했다.
▲ 양승호 감독의 미워할 수 없는 애제자
강민호는 팀내에서 양승호 감독과 기자들에게 가장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양 감독은 이런 그에게 “인사 똑바로 해”라고 핀잔을 주고, 툭하면 머리 크기로 놀리지만 강민호는 웃음과 농담으로 받아치며 덕아웃 분위기를 띄운다. 그런 강민호를 보는 양 감독의 표정은 대견함 그 자체다.
강민호는 지난주 단 3경기만 나섰다. 2경기 우천 취소 여부에 관계 없이 4일과 5일 부산 SK전서 나서지 않을 예정이었다. 과거 수술한 팔꿈치에 미세한 뼛조각이 남아 가끔 스로잉을 할 때 팔이 울린다. 경기를 뛰는 데 지장이 없다고해도 백업 용덕한을 영입했기에 무리시킬 이유는 없다. 알고 보면 용덕한 영입의 이유도 강민호의 체력 배분 때문이다. 양 감독이 강민호를 애지중지하는 건 이유가 있다. 양 감독이 강민호를 예뻐하는 만큼 프로야구 시장에서 강민호의 주가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
[주가가 치솟고 있는 강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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