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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최근 배우 오정세 앞에 따라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대세'라는 말이다.
지난 1997년 영화 '아버지'에서 단역 데뷔해 16년차 배우로 접어들었고, 스크린 속 미친 존재감을 선보이며 '대세'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가 출연한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에서도 대세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가수 박진영이 첫 주연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하는 만큼 걱정의 시선도 있었지만 이런 우려를 날려버린 인물이 오정세를 비롯한 조성하, 조희봉 등이다. 이들은 항상 관객이 기대하는 것 그 이상을 보여주는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오정세는 대세로 떠올랐다는 말에 "잠깐"이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여성팬이 많다는 말에도 "7명?"이라고 덧붙이며 예능감을 발산했다.
그는 "체감을 못한다. 아직 다른 분들이 많이 알아보지 못한다. 예전에 비해서는 알아보지만 서점에서도 책을 고르고 있으면 사람들이 책 위치를 물어보고 한다. 내가 그 곳에 있는 사람 같나 보다"며 "배우로서는 좋은 것 같다. 계속 몰라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배우를 하다 보면 눈에 익을 텐데 '오정세'의 색이 굳어지는 것이 싫다. 배우 오정세는 알지만 한 색으로 기억되지 않았으면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런 소망은 이번 영화에서도 통한 듯 싶다. 전작 '코리아'에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의 분위기 메이커로 등장했던 오정세는 '5백만불의 사나이'에서 감칠맛 나는 욕설을 달고사는 행동파 깡패 필수 역으로 등장해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그는 미리(민효린)에게 당하는 허당 모습을 보이다가도 코믹한 행동과 대사가 없을 때는 카리스마를 선보이고, 조희봉과 합을 주고받는 신에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 코믹 연기로 큰 웃음을 안긴다.
이 영화의 백미는 오정세와 조희봉의 코믹 앙상블. 두 사람은 야구장 신에서 코믹 연기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시나리오에 없는 대사들을 즉흥적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을 폭소케 하지만 오정세가 꼽은 최후의 승자는 조희봉이다.
오정세는 "형(조희봉)이 이긴 것 같다. 형 때문에 현장에서 계속 웃었다"고 말했다. 먼저 촬영한 조희봉의 대사 덕분에 재기발랄한 즉흥 대사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관객들에겐 두 사람의 코믹대결 승자가 누구인지는 별로 중요치 않을 듯 싶다. 이미 누구 하나를 꼽을 수 없이 이름만으로도 관객들을 미소짓게 만드는 '대세'이기 때문이다. 19일 개봉.
[배우 오정세.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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