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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번 인터뷰는 세 개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처음은 배우 김재중의 연기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그룹 JYJ 김재중의 이야기이며, 마지막은 인간 김재중의 솔직한 고백에 대해서다.
김재중과 만난 날은 유난히 더웠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쏟아지던 날이었는데, MBC 주말드라마 '닥터 진'의 모든 촬영을 마친 김재중은 상투를 풀고 민소매 티셔츠 차림의 스물여섯 청년으로 돌아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김재중입니다" 유난히 피부가 하얘서 '더위를 타지 않는 걸까?'란 생각이 들게 한 김재중의 첫인사였다.
'닥터 진'은 김재중의 첫 사극이었다. 김재중은 처음 마주하는 것에 대한 생경함, 낯섦, 공포에 대해 고백했다. "처음이라 많이 떨리고 무서웠다. 너무 무서웠다. 시작하기 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장담할 수 없고, 잘할 자신도 많이 없었다. 겁을 많이 먹었다. 잘 못했을 경우 돌아오는 일들에 대해서 겁먹었다"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부모와 친구와 연인, 모두에게 버림 받은 김경탁이었다. 김재중은 자신이 겪은 김경탁의 '사람'에 대해 말했다. "다른 캐릭터는 사상 자체가 크다. 흥선군이 가진 욕심 혹은 꿈은 방대하고, 아버지 김병휘도 그 욕심이 크다. 하지만 경탁은 하나 밖에 없다. 주변 사람들, '내 사람은 내가 지킨다는 것'. 불순한 욕심이나 과욕은 전혀 없다. 주변 사람들이 과욕을 부려도 경탁은 '단지 지키자는 것', 다른 캐릭터들이 세상을 보면, 경탁은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만 바라봤다"
그리고 눈물이 많았다. "처음에는 냉소적인 느낌이 많았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눈물신이 많아서 촬영이 힘들었다. 오열신은 에너지 소비가 많이 되고, 지쳤다. 연기도 연기이지만 계속 아파하는 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김재중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가진 '미련'을 털어놨다. 가수로서의 무대와 연기자로서의 무대는 다른 것이란 사실을 김재중은 깨달았다. "나를 버릴 줄 알았어야 했는데, 미련을 못 버렸다. 배우로 입문한 게 아니라 가수로 데뷔를 해 연기를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버리고 싶지 않은 부분들, '연기를 할 때 멋있어 보이고 싶다'라는 그런 부분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버릴 때 정말 멋있어 진다는 걸 몰랐다"
김재중은 SBS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 때 연기에 대해 "많이 못 버렸다. 너무 후회가 된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자기를 버리는 것. 나를 포함해서 가수를 하다가 배우로 전향하는 분들의 고충인 것 같다. 무대에선 최대한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관객을 만족시킨다. 그러나 연기는 그렇지 않다. 내면적인 모습이 중요한데, 그걸 버리기가 굉장히 힘들다. 단점을 감추려는 거야 간단하지만 자기가 갖고 있는 장점을 버리는 건 용납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버리면 버릴수록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잘된다. 앞으로 더 많이 버려봐야 할 것 같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부족한 면을 인정하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김재중의 용기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어떻게 내 연기에 점수를 매기겠냐"던 김재중은 "발전하는 과정을 시청자들이 느껴주셨으면 감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배우로서의 소박하지만 진실된 소망도 전했다. "굳이 주연이 아니어도 내가 더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주연이 아니어도 좋다. 그리고 공연도 해보고 싶다. 관객이 있는 데서 하는 거는 노래와 춤 밖에 없었다. 관객이 있는 곳에서 연기도 해보고 싶다"
(가수 김재중의 음악 이야기는 인터뷰②에서 이어진다)
[배우 김재중.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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