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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배우 주지훈에게도 3년만에 복귀작이지만, 장규성 감독에게도 5년만에 연출 복귀작이다. 그는 '선생 김봉두', '여선생vs여제자', '이장과 군수' 등 구수하면서 코믹한 코믹드라마의 전문가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개봉을 앞둔 7일 오후 강남 신사동 한 카페에서 장규성 감독을 만났다. "쉬는 동안 뭘 했나"라는 질문에 "쉬는 동안이라는 표현은 틀렸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장과 군수' 이후 4편의 시나리오를 썼고, 그중 한 편은 3년을 투자했지만 결국 영화화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다 가족영화를 하자고 마음 먹었고 기획했다. '나홀로 집에'나 '이티'처럼 너무나 좋은 가족애에 관한 이야기가 충분히 승산있다고 봤다. 우리 특유의 판타지가 가미된, 도깨비가 등장하는 가족영화였는데 시장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충분히 승산있을 텐데."
그러던 차,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시나리오 초고를 받았다. 지금의 캐릭터는 장규성 감독이 많은 부분 각색한 것이지만, 초고를 본 순간 그의 내제된 코믹감각이 자극됐다. 5년만에 복귀는 그렇게 시작됐다.
주지훈의 캐스팅은 그토록 오랜만에 돌아온 그에게 모험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일련의 사건들을 논하지않더라도 1인2역 도전, 코믹 도전, 사극도전 등 해보지 않은 것 투성이였다.
"모험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나이 또래에 친구들 중 이만한 친구를 찾기 어려웠다. 뭔가가 있었다. 또 캐스팅 당시의 원칙이, 누가 봐도 코미디 잘 하겠다 싶은 배우는 배제하고 가자였다. 그런 면에서 주지훈은 딱 맞았다. 그의 사건(2009년 마약투약 혐의)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연기하고는 별개의 문제라고도 생각했다. 연기를 못하는 친구를 캐스팅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모험이다. 기본은 탄탄한 친구인데 불미스러운 일 때문인데 기회가 오지 않는 다는 것도 안타까웠다.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한다. 두번 실수를 할 때는 용서받기 힘들겠지만 한 번의 실수 이후에는 제2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훈이랑 나랑 처음 만나 그런 이야기를 했다. '너도 이 작품으로 목숨 걸어야 하고 나도 목숨 걸어야 한다'라고. 그만큼 서로가 간절했다. 그 어떤 영화보다 신경을 많이 썼고 지훈이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
결과적으로 주지훈은 세 가지 도전에 제몫을 다했다. 덕칠이던 충녕이던 주지훈의 연기가 손가락질 받지는 않을 것이다. 장규성 감독은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 하는 친구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차승원이나 유해진과는 또 다르게 보다 분석적이고 똑똑한 친구다"라고 그의 연기를 평가했다.
장규성 감독은 천만을 향해 질주해가는 영화 '도둑들'과의 경쟁에 대한 질문에 "솔직하게 짜증난다(웃음). 충분히 그만큼 재미있는 영화"라고 평가하면서 "나 역시 코미디로 천만을 넘기고 싶은 소망이 있다. 아직은 코미디 만으로 500만을 넘긴 영화가 없는데 소재를 잘 찾고 배우를 잘 붙이고 기획적으로도 신경쓴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성군 세종의 세자시절 이야기를 '왕과 거지' 콘셉트로 재해석한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8일 개봉했다.
[장규성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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