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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연일 출연자 논란에 몸살을 앓던 SBS ‘짝’이 결국 방송을 통째로 불방시키는 극약 처방을 택했다.
SBS 관계자는 20일 마이데일리에 "'짝' 33기 ROTC 편 2부는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자 3호 문제로 불방된다. 방송이 결방되는 것은 아니고 다음 방송분인 34기들이 출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짝’ 33기는 ROTC출신 전역 장교들의 방송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청순한 미모와는 ‘요리사 한길을 걷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강한 생활력을 가진 여자 3호에게 다수 출연자들은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방송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여자 3호는 쇼핑몰 홍보, 성인방송 보조출연, 헤어모델 활동 등, 무명 연예인에 버금가는 수준의 활동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특히 성인방송 보조출연 사실은 31기 당시 남자 7호로 겪었던 성인배우 논란을 연상케 했다.
당초 교양국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던 ‘짝’은 “현대 사회 남녀의 이성관’을 다루면서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뒤지지 않는 화제를 낳으면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그런데 ‘짝’이 방송된 시기와 맞물리면서 각종 방송사에서는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이 하나의 트랜드 처럼 편성되기 시작했다. 케이블 채널 에서는 ‘화성인 바이러스’를 비롯해 ‘화성인 엑스파일’이 큰 인기를 누렸고, 지상파에서는 ‘짝’을 비롯해 ‘안녕하세요’ 등이 편성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런 일반인 프로그램에는 그야말로 방송에 출연하지 않은 진정한 의미의 ‘순결’한 일반인들 만이 나올까? 그것은 아니라는게 방송가의 전언이다.
한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의 전 제작 관계자는 “방송은 사실상 가장 홍보효과가 큰 미디어다. 과거 맛집들이 방송 등의 미디어를 통해서 홍보를 해 왔다면 이제는 쇼핑몰 혹은 다른 이해관계에 얽힌 일반인이 방송 출연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방송가에는 일반인 출연자 신 모씨가 1년의 터울을 두고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용감함’을 보이기도 했다.
기실 일반인 출연논란이 일면 제작진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시청자들은 이에 대한 대처방안 마련을 요구한다. 하지만 제작진의 입장은 출연자의 이력서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방송가에는 수 많은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방송에서는 실명을 쓰지 않고 가명을 쓰는데다 연예인처럼 협회나 체계화 된 데이터베이스도 없다. 과거 방송출연 이력 등은 본인이 아니면 확인한다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일반인 섭외 자체가 실제로는 쉽지 않다는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한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 작가는 “예전이라면 방송 출연이 큰 일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방송 출연을 일반인들이 기피하고 있다”며 “결국 프로그램 작가들은 방송에 적합한 출연자를 찾게 되고 그 결과 어떤 특수한 목적이 있는 이를 섭외하게 되는 경우를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은 적은 제작비를 들여서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높은 수확을 거둘 수 있어서 경영진 입장에서는 선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몇몇 이들은 이런 일반인 프로그램을 다르게 이용하고 있고, 결국 프로그램 자체에 먹칠을 하고 있다.
‘짝’ 여자 3호의 논란은 SBS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우후죽순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있는 한국 방송가가 모두 겪거나 겪게 될 사건일 뿐이다.
[짝 여자 3호(위), 쇼핑몰 대표로 알려져 화제가 된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자들. 사진= SBS, tvN 캡쳐]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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