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손까지 덜덜 떨 정도로 심리적 저항 심했다"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본 이들이라면 김성균이라는 이름 석자에 익숙할 것이다. 그는 단 한 편의 영화로 충무로를 사로잡았다. 그의 차기작 행보에 영화계 관심이 쏠렸던 것도 사실.
'이웃사람'의 잔인한 살인마, 류승혁이 김성균의 두 번째 선택이었다.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낼만한 살인마 역이었기에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기회를 덥썩 물었다. 그러나 살인마가 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충무로 라이징 스타 김성균을 낚아챌 수 있었던 행운의 주인공 김휘 감독은 그 과정을 이렇게 기억했다. "현장에서 살인마를 연기하는 내내 성균씨는 아주 힘들어 했습니다. 워낙 여리고 착한 사람이기도 했고, 두 아이의 아버지라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살인범에 감정적으로 이입이 쉽지않아 무척 괴로워했죠. 특히, 여선(김새론)을 납치하는 장면을 촬영한 후에는 손을 덜덜 떨 정도로 심리적 저항이 심했었어요. 그래서 살인마로서의 섬뜩함을 느끼기 보다는 그런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배우 김성균에게 상당한 연민을 가졌었죠. 감독으로서 좀 미안하기도 했구요."
김성균 역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힘들었습니다. 너무 깊이 파고들면 안 되겠구나 큰일나겠다 싶은 순간도 있었죠. 뉴스에 끔찍한 사건사고가 나오면 과거와 달리 범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됐으니까요. 그냥 그 현상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범인의 내면상태 같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 제 자신을 깨닫는 순간 겁이 났어요. 그때부터는 배역에서 조금 거리를 두려고도 해봤죠"라고 털어놓았다.
'이웃사람'은 김성균에게는 첫 주연작, 김휘 감독에게는 데뷔작이다. 두 사람은 고될 수 밖에 없는 작업을 많은 대화를 통해 극복했다.
김성균은 "부담도 걱정도 많이 됐습니다. '첫 작품 보니 잘하는 줄 알았는데 거품이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촬영 중에는 스스로에 대해 의심을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해요. '감독님? 다시 가는 거 아니에요? 좋았어요?'라고 여러 차례 물어보기도 했죠. 그럴 때마다 '괜찮다'며 감독님이 많이 안심시켜 주셨어요.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서 칭찬이고 뭐고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기도 했고요"라며 살인마로 변신한 과정에 대한 감상을 마무리 했다.
'이웃사람'은 청소년관람불가의 약점을 딛고 개봉 5일만에 100만, 개봉 10일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김성균. 사진=마이데일리 DB·영화 '이웃사람' 스틸컷]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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