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충격적이다. 김시진 감독이 경질됐다.
넥센이 17일 오후 김시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그것도 3년 계약의 첫해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전격 결정을 내렸다. 전반기를 3위로 마친 넥센은 후반기 부진의 터널에 빠져 6위로 내려앉은 상황. 결국 넥센이 김 감독을 하루 아침에 자른 건 후반기 부진을 책임지라는 뜻으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후반기 부진에 빠졌다고 해서 과연 넥센이 김 감독을 하루아침에 경질하긴 이유가 너무 모호하다. 넥센이 어떤 팀인가. 창단 초기 계속된 무리한 선수 팔기에 의한 구단 운영비 충당으로 자의반 타의반 리빌딩을 해야 했던 넥센.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택근과 김병현을 영입하며 리빌딩에 날개를 달아주긴 했지만, 여전히 전력의 기본 뼈대는 허약한 팀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감독은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았다. 대신 선수 육성에 집중했다. 지난해 이적해온 박병호의 중심타자 기용, 신고 선수 출신인 서건창이 만든 신화는 모두 김 감독의 작품이다. 이들뿐 아니라 현재 넥센 주축 대부분은 풀타임 경력이 많지 않다. 이숭용이 은퇴하고 송지만이 부상으로 팀에 없는 가운데 김 감독은 없는 살림으로 시즌을 꾸렸다. 이택근과 김병현도 사실 팀에 매우 큰 보탬이 됐다고 볼 수 없다. 기량이 다소 부족하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어르고 달래서 이끌어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일부러 냉정하게 대했다. 1군 주전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1군 풀타임 경력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번 쌓으면 그 다음엔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고 그 선수들이 팀이라는 이름으로 결집할 때 넥센이 강해진다고 믿고 있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당연히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넥센 구단 고위층은 후반기 몇 달 부진했다고 하루아침에 수장을 잘랐다.
넥센은 분명 다른 팀들과 특수한 사정의 팀이었고, 김 감독은 하나하나 강팀의 토대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넥센은 스스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이제 누가 넥센 사령탑을 맡더라도 넥센의 재건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제 과연 어느 야구인이 넥센을 누가 맡을 수 있을까. 아니, 누가 넥센을 믿고 감독직을 수락할 것인가.
[김시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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