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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내일의 날씨를 알리다' 기상캐스터는 미래를 얘기한다. 통계에 기초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해 예측한 '미래'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이 직업은 때로는 신기하다. 모두가 그가 말한 '미래'를 듣고,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그 '미래'가 틀릴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우린 또 다시 그가 알리는 '미래'를 믿게 된다.
몇 달 전, MBC 주말 '뉴스데스크'의 기상캐스터가 낯선 얼굴로 바뀌었다. 2010년 입사한 이현승이었다. 그 전에도 여러 뉴스에서 일기예보를 전했던 이현승이었지만, 아마 주말 '뉴스데스크'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알게 됐던 것 같다.
"기상캐스터가 꿈이었어요. 전 날씨 방송이 좋고 재미있어요" 인터뷰에서 만난 이현승의 목소리에선 기상캐스터란 직업에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 느껴졌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창문을 열고 바깥 날씨부터 확인해요. 차를 타고 출근할 때도 손으로 날씨가 어떤지 느껴봐요. 제가 날씨를 정확히 알아야 잘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날씨는 대본을 외워서 말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말하는 거래요"
평일 '뉴스데스크'의 정혜경과는 입사 동기로 절친한 사이다. 하지만 정혜경은 박은지가 MBC 평일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시절부터 주말 '뉴스데스크'에 올라 더 빨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때 이현승도 다른 뉴스 프로그램에서 일기예보를 전하고 있었으나 사람들은 이현승에게 정혜경의 이야기를 하며 두 사람을 비교했다고 한다.
"(정)혜경이는 주말 '뉴스데스크'를 하면서 귀여운 기상캐스터로 유명해졌어요. 전 동기인데도 사람들이 잘 몰랐어요. 하지만 전 원래 질투가 없거든요. 동생이 있는데, 어릴 때도 한 번도 동생을 질투하거나 시기한 적이 없다고 어머니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그런데 주위에서 제게 '동기는 뉴스데스크 하는데, 넌 뭐 하는 거야?'라고 자꾸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를 주더라고요. 주위에서 계속 그런 얘기를 하니까 '혜경이는 떴는데, 난 아무도 모르는 건가'란 생각도 있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평일부터 주말까지 '뉴스데스크'의 일기예보는 이현승, 정혜경 두 동기의 몫이 되었다. "MBC 메인 기상캐스터는 이현승 아닌가요?"라고 묻자 소리 내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아유, 아니에요. 모든 기상캐스터가 메인이죠. 중요하지 않은 방송은 없거든요"
시청자들 중에는 MBC 기상센터로 전화를 걸어 왜 자신이 사는 곳의 날씨는 나오지 않는 지 따지는 사람도 있다. 북한 날씨를 알려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이 사는 곳이 더워서 힘든데, 왜 자꾸 기온 올라갔다는 소식을 전하는 것이냐고 항의하는 엉뚱한 사람도 있다. 그리고 가끔은 기상캐스터가 전한 일기예보가 실제와 다를 때도 있다.
"그때는 정말 속상해요. 날씨가 좋다고 방송했는데, 불안정한 대기 때문에 방송이 끝나자마자 비가 쏟아진 경우도 있었어요. 속상한 생각이 들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너무 신경을 쓰게 되면 다음 일기예보를 못할 것 같아요. 다음에는 더 정확하게 알려드려야죠"
기상캐스터 일을 후회한 적 없느냐고 물었다. "후회한 적이요? 당연히 없어요. 재미있고, 정말 감사해요. 솔직히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다고 그 일을 모두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제게 기회가 왔고, 지금 기상캐스터로 일할 수 있는 자체 만으로도 행복해요"
(이현승 기상캐스터의 일상, 이상형, 성형 수술 루머 등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뷰②로 이어진다)
[이현승 MBC 기상캐스터.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한복협찬 = 박술녀 한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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