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명불허전이다. 미친존재감이다.
삼성 이승엽이 왜 슈퍼스타인지 또 한번 증명됐다. 이승엽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1회 1사 1루 상황에서 SK 선발 윤희상에게 볼카운트 1-1에서 128km짜리 포크볼을 감각적으로 밀어쳐 좌측 담장을 살짝 넘는 선제 결승 투런포를 작렬했다. 삼성이 1차전을 가져가면서 이는 결승타가 됐다.
이승엽은 23일 팀 최종훈련을 마친 뒤 “단기전에선 투수들이 좋은 볼을 주지 않는다. 철저히 단타, 출루에 신경을 쓰고 타선의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맹수는 먹잇감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괜히 라이언 킹이 아니었다. 윤희상의 포크볼이 약간 밋밋하게 들어가자 여지 없이 밀어쳐서 홈런포로 연결했다.
이승엽의 선제 결승 투런포로 삼성은 한결 수월하게 경기를 치렀다. 선발 윤성환의 부담감도, 데뷔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서 선발 출전한 이지영도 마음 편하게 투수 리드를 했다. 이후 윤희상은 이승엽을 상대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승엽은 3회 2사 2루에서 고의사구,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을 골랐다. 7회엔 삼진. 이승엽의 출루로 SK 마운드는 엄청난 압박감을 받았고, 삼성은 경기 중반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해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포로 2002년 11월 10일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말 1사 1,2루에서 이상훈을 상대로 기록한 우중월 3점포에 이어 연타석 홈런포를 기록했다. 이는 KBO 통산 6번째이고 3636일만의 일이다. 당시 공을 받았던 포수와 이날 선발 출전해 윤희상의 볼을 받았던 투수는 공교롭게도 조인성이다.
또한, 이날 홈런으로 이승엽은 포스트시즌 통산 13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타이론 우즈(전 두산)와 함께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승엽은 준플레이오프 2홈런, 플레이오프 6홈런, 한국시리즈 5홈런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통산 홈런으로만 따지면 마해영, 심정수와 함께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이승엽은 이날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내야 플라이, 외야 플라이에 재빨리 반응해 후배 수비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훈련 마지막 날 “수비, 출루 등 팀이 이기는 데 무엇이든 다 하겠다”라는 팬들과의 약속을 고스란히 지켰다. 왜 그가 국민타자이자 슈퍼스타인지 입증된 한국시리즈 1차전이었다. 클래스가 남다른 미친 존재감을 뿜어냈다.
[출루하는 이승엽. 사진 = 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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