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머리도 기르고 싶고 자유롭게 하고 싶어요.”
삼천포여고 3학년 강이슬. 신장 180cm의 19세 소녀가 여자농구에 센세이션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강이슬은 3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013 W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생팀 하나외환에 전체 1순위로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강이슬은 동료 김이슬과 프로에서도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하나외환에 ‘이슬 듀오’가 탄생했다.
삼천포 초등학교 5학년 때 키다 크다는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한 농구. 잘 맞았다. 2남 2녀 중 둘째인데 형제, 자매 중에선 운동을 자신 외엔 하지 않는다고. 탁월한 재능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고 그저 본인의 노력과 성실성만으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강이슬은 삼천포여중 1학년 때 대통령기 대회 MVP에 선정될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고, 중학교 때 5번, 고등학교 때 4번 MVP에 선정될 정도로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강이슬의 최대 장점은 가드와 포워드 역할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고 농구 최강 삼천포여고에서도 슈팅가드로 뛰면서 전천후 역할을 소화했다. 올 시즌에도 3관왕을 따낸 삼천포여고는 강이슬과 김이슬, 김한비 등이 맹활약하며 최강자 수식어를 놓치지 않았다. “근성, 끈기가 최고에요. 프로에 가서도 그런 건 뒤지지 않을 거에요”라고 수줍게 입을 연 강이슬이다.
“하나외환에 뽑혀서 기쁘다. 어떤 역할도 잘 해내겠다. 팀에 필요하다면 리바운드, 패스, 궂은 일 등 못할 게 없다”라고 말한 그녀는 “이슬(김이슬)이와 함께 뛰게 돼 좋다. 중학교 때 포인트가드로 뛰다가 이슬이가 와서 슈팅가드로 뛰었는데, 프로에서도 같이 뛰면서 적응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프로에서 가장 자신 있는 점으론 “리바운드”를 꼽았다. 근성이 필요한 리바운드 다툼, 삼천포여고 출신답다.
조동기 감독은 “가드진이 부족했다. 팔이 길고 리바운드도 괜찮다. 우리팀에 부족한 점을 갖고 있는 선수다 가능성이 풍부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끔 적극성이 부족할 때가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만 해줬으면 한다. 3라운드부터 바로 투입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김지윤이 구안와사 증세로 당분간 뛰지 못하는 하나외환은 강이슬의 도움이 절실하다.
솔직한 심정도 털어놨다. “어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밤 11시이면 자는데 어젠 12시 넘어서 잠이 들었다”라고 한 강이슬은 “주변에서 1순위 후보라고 하길래 확신은 하지 못했지만, 은근히 기대도 했다”라고 웃었다. 결국 1순위의 주인공이 된 강이슬은 이제 본격적으로 프로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이젠 성인이다. 머리카락을 기르고 싶다”라고 한 강이슬. 고등학교 땐 머리를 기르지 못했다고 한다. 한창 들뜰 19세다. 농구만 했다고 하지만, 사회의 자유를 누리고 싶기도 할 터.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누군가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고 싶다”라고 웃었다. 1순위 선발 당시에는 수줍은 표정을 짓던 강이슬이었지만, 기자들과의 편안한 인터뷰 자리에선 제법 말도 잘 했다.
실력에 스타성을 겸비했다. 이만하면 외모도 예쁘고 말도 잘한다. WKBL과 하나외환은 이런 선수를 제대로 키워야 한다. 그게 한국여자농구의 발전을 위한 길이다. 머리를 기르고 싶다는 강이슬, 하나외환의 이슬이 됐다.
[강이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