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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내부 FA 정현욱과의 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삼성과 정현욱이 아시아시리즈 이후 16일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현욱은 아시아시리즈 기간에 “어지간하면 삼성에 남고 싶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분명한 건 정현욱이 스스로 생각한 계약 마지노선을 삼성이 충족시켜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외부 FA 시장에 나온 정현욱은 유일한 투수 FA다. 주가가 폭등할 조짐이다. 정현욱은 느긋하다. 삼성을 제외한 8개 구단이 그를 영입하려고 혈안이 됐다. 정현욱의 타구단 이적 가능성은 크다. NC의 1군 가세에 기존 팀들도 우승을 향한 모기업 고위층의 현장 압박 속 FA 시장에서 공세를 취하고 있다.
삼성은 2003시즌 후 FA 마해영을 KIA에 넘겨줬다. FA를 국내 타 구단에 넘겨준 유일한 케이스다. 정현욱이 다른 팀과 계약을 한다면 삼성은 9년만에 내부 FA를 국내 타구단에 넘겨주게 된다.
삼성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이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장원삼, 윤성환, 안지만, 권혁, 오승환, 조동찬 등이 줄줄이 FA 시장에 나온다. 이들만으로도 FA 수요가 폭발한다. 삼성이 이들을 모두 동시에 붙잡는 것은 쉽지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현욱의 계약은 내년 FA들에게 선례를 남기게 된다. 그도 부담이 클 것이다. 자신의 계약이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는 걸 알기 때문이다. 혹여 조건이 맞지 않더라도 구단과의 의리와 정만을 생각하는 것도 프로 세계에선 쉽지 않다. FA가 되면 보상을 받아야 하는 비즈니스 논리도 있다.
정현욱을 비롯해 내년에 FA로 풀리는 삼성 선수 모두 지난해와 올해 통합 2연패의 주역들이다. 삼성은 어느 누구에게도 소홀하게 대할 수 없고 그 출발점이 정현욱과의 FA 계약이다. 삼성이 이들에게 어떻게 대우를 해주느냐에 따라서 삼성의 미래도 바뀔 수 있다.
삼성은 정현욱이 외부 시장에서도 계약을 맺지 못할 경우 조건을 선수 입장에 맞춰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직 삼성이 정현욱을 잔류시킬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그를 원하는 팀들이 너무 많다는 게 삼성에겐 불안 요소다. 삼성 투수진 맏형이 파란 유니폼을 벗는다면 삼성 마운드 약화 뿐만 아니라 내년 FA들의 계약 등 삼성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투하는 정현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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