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세호 기자] 롯데의 늦깎이 타자 김대우가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훈련 마지막 날인 29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대우는 오전 일정으로 정식 훈련이 모두 끝났음에도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까지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김대우는 올해 나이 28세로 국내 프로 데뷔 5년차다. 연차는 많지 않지만 기대주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나이다. 그런 그가 FA로 떠난 김주찬, 홍성흔의 공백 속에 박흥식 타격코치의 눈도장을 받고 뒤늦게 기회를 잡았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파워를 지닌 김대우의 스윙은 전준우도 "가르시아급"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모처럼 기회를 잡은 김대우의 각오는 남달랐다. 스스로 먼저 코치를 찾아 도와달라고 부탁하며 훈련을 자청할 정도다. "이번 기회에 무조건 잘해야 한다"며 "마음만 갖고는 안된다.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진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사실 김대우는 적지 않은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광주일고의 에이스이자 4번 타자로 활약하며 고교야구를 평정했던 그는 2003년 롯데의 2차 1순위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롯데에 입단하지 않고 고려대 진학 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대만에 진출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2007년 11월 결국 롯데와 입단 계약을 맺고 2008년 투수로 국내 무대에 데뷔했지만, 2년간 단 4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16.39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그리고 2010년 7월, 그는 투수를 포기하고 타자로 전향했다.
김대우는 "어렸을 때 치고 올라오면서 나태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공백도 길어졌다"며 "하지만 타자를 하면서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2군에서 정말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투수를 하면서 어깨가 아팠던 것도 타자를 하면서 사라졌다. 투수에 미련을 버리니 타자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1년간 타자로서의 기량을 갈고 닦은 김대우는 지난해 2군 남부리그 15경기에 출장, 타율 .306 1홈런 11타점 11득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296 10홈런 65타점을 기록하며 1군 무대에 다가섰다. 리그에서 타율 4위, 홈런과 타점 모두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1군의 장벽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올해 대타로 나선 1군 6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 1득점. 김대우는 "퓨처스리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빠른 직구와 예리한 각도의 변화구에 적응하지 못했다"며 차이를 실감했다.
하지만 지난 9~10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교육리그에서 적응력과 자신감을 키웠다. 피와 살이 된 경험이었다. 김대우는 "교육리그 투수들의 평균 직구 구속이 150km이상이었다. 처음에는 14타수 동안 안타 하나밖에 치지 못했는데 나중에는 한 경기에 3안타, 3경기 연속 홈런까지 때리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돌아와서는 149km도 빨라 보이지 않더라. 선구안도 많이 좋아졌다"고 자신의 변화를 설명했다.
그런 그의 롤모델은 얼마 전 팀을 떠난 홍성흔이다. "홍성흔 선배님은 타석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대단하다"며 "홍성흔 선배같은 몸을 만들고 싶다. 지금 체중이 96kg인데 100kg까지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189cm의 장신인 김대우는 타석에서 '거인'의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고 있다.
다음 시즌 목표는 다분히 현실적이었다. "상동에 가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펼치기 위해서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라는 '모의고사'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 선행되야 한다는 부분도 그의 과제다.
그는 "7년 이상의 타자 공백이 있었다. 천재가 아닌 이상 지금까지는 배우는 단계였다"면서도 "콘택트, 밸런스, 선구안 등 타자로서 필요한 부분은 이제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이제는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그만큼 승부욕과 노력하는 자세도 강해졌다. 그는 "연습 타격을 할때 10개를 치면 10개를 모두 넘기고 싶다. 이제는 안 맞으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며 "틈만 나면 좋은 타자들의 비디오를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만성이라고 했던가. 긴 터널을 뚫고 나온 김대우의 다음 시즌 활약을 기대해 보는 것은 분명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다.
[김대우.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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