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할리우드의 자본이 빅토르 위고의 대서사극에 도전했다.
선의 존재와 법의 견제가 대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19세기의 문제작은 21세기 스크린에서 재현됐다.
세계 4대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와 오스카 4관왕을 석권한 영화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 감독이 손을 맞잡은 영화 '레 미제라블'은 혼돈의 프랑스와 그 속에서 더 큰 진폭으로 흔들리는 인간군상을 그들의 방식으로 그려나갔다.
스크린에 옮겨진 19세기 파리의 웅장함은 할리우드 대자본의 표현력을 보여주며 이 영화의 미덕을 살렸다. 선착장, 공장, 부둣가, 흔들리는 파리 등 문학이 기억하는 시대가 오늘의 할리우드에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장발장 역의 휴 잭맨과 올곧은 자베르 형사 역의 러셀 크로우의 반복되는 숙명적 대립은 서사의 큰 줄기를 담당한다. 선의 상징인 장발장에 굴복하고 마는 자베르가 만드는 부감 쇼트는 이 작품의 명장면이다. 세월을 견뎌낸 장발장이 된 휴 잭맨은 어째서 이 작품이 시대를 관통해 기꺼이 사랑 받아왔는지를 설명한다.
비극의 여인, 판틴이 되기위해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앤 해서웨이와 새 시대의 희망의 상징, 코제트 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레 미제라블'을 통해 재평가받게 될 것이다.
인간 내면의 선, 때로는 그것을 해칠 수 있는 법의 모순, 저물어가는 시대의 타락과 비극, 새 시대를 향한 인간의 열망과 희망 등 인간의 역사를 흐르는 모든 종류의 감정이 숨쉬고 있는 이 작품은 문제작이 명작이 될 수 있는 모든 근거들을 보여준다. 영화 '레 미제라블'은 그런 빅토르 위고를 21세기의 방식으로 다시 꺼내들었다. 19일 전세계 최초개봉. 러닝타임 158분.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 '레 미제라블' 스틸. 사진=UPI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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