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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올해는 그야말로 아이돌 홍수 시대였다.
동방신기, 빅뱅, 2NE1, 슈퍼주니어를 비롯해 비스트, 2am, 샤이니, 티아라, 카라, 시크릿, 미쓰에이, 씨스타, 에프엑스, 애프터스쿨, 씨엔블루, 제국의 아이들, 인피니트, B1A4 등 지난해 데뷔 그룹 포함 50개가 넘는 아이돌이 올해도 왕성하게 활동을 펼쳤다.
이 중 소녀시대는 태티서로 애프터스쿨은 오렌지 캬라멜로 유닛 활동도 펼쳤고 빅뱅 지드래곤과 포미닛 현아 등은 새로운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솔로가수로서도 맹활약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올해는 EXO-K, 카오스, F.I.X, 스피드, 뉴이스트, JJ프로젝트, 백퍼센트, B.A.P, 엠티플, 테이스티, 익사이트, 비투비, 빅스, 후레쉬보이즈, 투포케이, 팬텀, E7, 투빅, A.cian, 미스터미스터, 빅스타, 에이젝스, 씨클라운, 오프로드, 원더보이즈 등 25팀 이상의 보이 그룹이 새로 생겼다.
걸그룹 중에는 피에스타, 투엑스, 갱키즈, 주비스, 식스밤, 스피카, 엔이피, 씨리얼, 비비드걸, 타이티, 타이니지, 스카프, 디유닛, 더씨야, 글램, 헬로비너스, 글램, 이투알이, EXID , AOA, 써니데이즈, 크레용팝, 84LY 등 25개 여팀이 올해 데뷔식을 치렀다.
총 100여팀이 넘는 그룹당 평균 4.9명의 아이돌이 쏟아졌지만 대조적으로 올해 아이돌은 가장 침체기를 겪었다. 그나마 이 또한 한 차례라도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한 팀들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데뷔는 했지만 거의 활동을 하지 못한 팀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많다.
올해는 SM, JYP, 큐브 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연예 기획사를 비롯해 좀처럼 아이돌을 키우지 않았던 성향의 기획사에서 아이돌 양성에 들어가는 가 하면, 아이돌 출신 선배들이 소속된 기획사에서 후배 아이돌을 발굴하는 등 다양하게 출시가 된 것도 특징이다.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를 이을 새 아이돌로 야심차게 준비한 SM의 EXO-K, 제2의 씨야를 표방하며 코어콘텐츠미디어의 김광수 대표가 선보인 더씨야, 애프터스쿨, 손담비가 소속된 플레디스에서의 첫 보이그룹 뉴이스트, 발라드 가수 성시경과 박효신이 포진된 젤리피쉬가 내놓은 빅스, 신화의 앤디가 속해있는 TOP 엔터가 틴탑에 이어 출시한 백퍼센트, 이효리 소속사 B2M에서 발굴한 스피카, 아이유 소속사 로엔에서 글로벌하게 준비한 피에스타, 밴드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를 보유한 FNC에서 새롭게 선보인 AOA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또 유명 프로듀서 방시혁과 용감한 형제, 신사동 호랭이, DM이 키운 글램, 빅스타, EXID 등, 저마다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등장했지만 음악 순위 프로그램의 3분의 2가 아이돌의 무대이고 이제는 백댄서들의 수보다 아이돌 가수들의 인원이 더 많아졌다는 우스갯 소리가 결코 농담만은 아닌, 아이돌 포화 상태에 이르며 제 각각 빛을 내지 못했다.
새로 데뷔한 신예들 중에서 뚜렷하게 대박을 치거나 깊은 인상을 남긴 아이돌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올해 아이돌의 홍수가 결국 침수로 이어진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실제 음악순위 및 음원시장에서의 성적을 보면 탄탄한 소속사를 기반으로 한 기존 아이돌 그룹들이 기존의 명성을 유지했다. 빅뱅은 올해 ‘블루’에 이어 ‘몬스터’, ‘판타스틱 베이비’ 등을 연속 히트 시키며 음원과 음반 판매량 모두 우위를 점했고 슈퍼주니어도 음원 성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지난 7월 발표한 6집 ‘섹시, 프리 앤 싱글’로 17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최다 단일 앨범 판매 1위로 음반킹의 면모를 어김없이 드러냈다.
소녀시대는 태연, 티파니, 서현으로 이뤄진 유닛 태티서로 ‘뮤직뱅크’, ‘엠카운트다운’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9명의 소녀 못지않은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씨스타는 ‘나혼자’에 이어 ‘러빙유’까지 연속 히트를 기록하며 단연 올해를 씨스타의 해로 만들었다. 음원시장에서도 오래도록 상위권을 유지하며 새 강자로 떠올랐다.
반면 지난해 데뷔 포함, 신예 중 자신들만의 팬덤을 구축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은 B1A4 정도다. B1A4는 지난 8, 9일 5000석 규모로 이틀간 데뷔 첫 단독 콘서트를 여는 가 하면, 최근 발표한 신곡으로 ‘뮤뱅’ 1위 후보에도 올라 싸이와 겨뤘고 신예치곤 음반 판매량에서도 호조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아이돌들은 올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러 홍역도 치렀다. 티아라는 멤버 화영이 불화설, 왕따설에 휘말린 끝에 팀에서 탈퇴되면서 더욱 모진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왕따 파문 후 드라마 출연을 강행했던 멤버 은정, 소연, 효민은 각자 출연한 드라마에서 끊임없는 하차 요구를 받았으며 급기야 은정은 드라마에 캐스팅 된 뒤 일방적으로 중도 하차되는 유례없는 사건을 겪기도 했다.
걸스데이는 멤버 지해가 탈퇴하는 과정에서 왕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며 이밖에 달샤벳, 나인뮤지스, EXID 등도 멤버 교체 및 축소 과정을 겪었다.
스피카는 자신들의 신곡 출시 시기에 맞춰 공교롭게도 멤버 박주현과 선배 그룹 신화의 전진과의 열애설과 결별설이 불거지며 열애를 앨범 홍보에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이란 질타를 받았다.
또 금기시 돼왔던 아이돌의 스캔들이 보다 자유롭고 왕성하게 알려지기도 했다. 올해 만 23세의 원더걸스 리더 선예는 봉사활동 중 만난 5세 연상의 캐나다 동포 출신 선교사와 내년 1월 결혼식 소식을 전하며 현직 아이돌 중 최초로 결혼을 발표하는 폭탄선언을 했다. 블락비 유권 또한 모델 전선혜와 교제 중인 사실을 자진납세하며 사랑에 있어 당당하고 쿨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슈퍼주니어 은혁은 아이유가 실수로 올린, 연예계 선후배를 넘어 친밀한 사이임을 짐작케 하는 한 장의 사진으로 국민 여동생 아이유의 삼촌 팬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아이유의 소속사에서는 이에 대해 병문안 사진이라고 즉각 해명했지만 은혁과 아이유의 셀카 해프닝은 올해 실체가 없음에도 최대의 스캔들 사건으로 기록됐다.
올해 아이돌들은 침체기 속 정체되지 않고 다른 루트로 아이돌의 영역을 확장하며 나름의 살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특히 일부 멤버들에게 국한됐던 아이돌의 연기돌 전향이 어느 때보다 활발한 해로 기록됐다.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하며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한 미쓰에이 수지, ‘오작교 형제들’에 이어 최근 ‘전우치’까지 여주인공급으로 급부상한 애프터스쿨 유이를 필두로 밴드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는 거의 멤버 전원이 연기 겸업에 나섰으며, 티아라 역시 올해 악재가 겹쳤지만 새롭게 작품을 타진 중인 은정과 지연과 효민 등이 각종 드라마에서 인상을 남겼고 소연 역시 올해 첫 정극 신고식을 치렀다. 에이핑크 정은지와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은 각각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해를 품은 달'로 소위 대박을 쳤다.
최근에는 2am 임슬옹이 ‘26년’으로 영화에까지 진출했으며, 빅뱅 탑은 영화 ‘동창생’, 비스트 윤두준은 영화 ‘가문의 귀환’에 출연 중이다. 엠블랙 이준과 SS501 김형준은 나란히 김기덕 감독 제작의 새 영화에 캐스팅 되기도 했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은 현재 ‘드라마의 제왕’에서, JYJ 박유천은 ‘보고싶다’로 각각 열연 중이며, 뮤지컬에서의 아이돌 진출도 빈번하게 이뤄지는 등 다양한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끝으로 아이돌들은 연기 도전에 이어 해외 진출로 새 활로를 모색하며 아이돌 침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빅뱅, 2NE1, 동방신기, 샤이니, 2PM, 소녀시대, 원더걸스, JYJ 등은 이미 월드 투어 및 아시아 투어를 마쳤거나 진행 중이며 티아라 역시 내년께 100억대 투어 제안을 받고 동남아를 중심으로 첫 해외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큰 빛을 못봤던 초신성, 유키스, 마이네임 등도 꾸준히 일본 등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라니아의 경우에는 지난달 미국 현지 유명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싸이의 ‘강남스타일’ 효과에 힘입어 본격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현아도 싸이의 해외 매니지먼트사 스쿠터 브라운 측과 미팅을 갖는 등 현지에서의 높은 관심과 더불어 해외진출을 타진 중이다.
[동방신기 빅뱅 태티서 카라 씨스타 슈퍼주니어(위),비에이피 비원에이포 씨클라운 빅스타(중간), AOA 달샤벳 걸스데이 헬로비너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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