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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80년대 후반에 태어난 20대 여배우가 70년대를 살아간 인물을 연기한다. 그런데, 가수 지망생에버스 안내양에, 미스코리아, 그리고 배우의 삶을 산다.
결코 녹록하지 않은 인물의 연기를 일일극에서 풀어낸 한 배우가 있다. 바로 최근 종영한 KBS 2TV ‘사랑아 사랑아’에서 홍승아를 열연한 송민정의 이야기다.
송민정은 데뷔하자 마자 주연이 되는 요즘 ‘연기돌’과 다르게 기본부터 차근차근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배우다. 작은 역할부터 ‘사랑아’에서 공동 주연까지 성장했다. 드라마와 영화, 더 들어가서는 미니시리즈부터 일일극까지 모든 상황에 맞춰서 연기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갖췄다.
이 때문일까? 송민정은 쉴 틈 없는 2012년 한 해를 보냈다. ‘신들의 만찬’에 이어 ‘사랑아’까지 빼곡한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특히 ‘사랑아’로 8개월 바쁜 매일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연기력의 면에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요. 모르는 사이에 순발력이나 집중력이 늘었고, 다양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마주해도 잘 적응할 수 있었죠. 그래서일까요? 한번 더 일일극을 해보고 싶어요. 이제는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홍승아는 배우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변화’하는 역할이다. 수시로 감정의 기복이 나타나며 극 중 연기의 선 또한 기복이 심했다. 특히 극 중반 악역으로 변하는 모습에 송민정 또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겪기도 했다.
“촬영 중반에 식당을 간 적이 있었어요. 그 때 한 아주머니께서 ‘싸가지’라며 눈치를 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촬영이 끝나고 가족과 제주도로 여행을 갔어요. 가는 곳마다 좋아해주시더라고요. 너무나 다른 대접에 내심 놀라기도 했답니다.”
오랜 기간 배우들은 역할에 매진할 경우 벗어나는데 많은 고충을 겪는다. 무려 8개월 간 홍승아로 살아온 송민정은 이런 후유증이 없을까?
2012년을 최고의 해로 보낸 송민정에게 물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 없는지?’그런데 그 답이 바로 나오는데, 무척 구체적이고 확실하다.
“제 맘 속에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 10가지가 있어요. 그 중 1위는 ‘부잣집 딸’이에요 저도 밝고 통통 튀고 새침하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미워할 수 없는 그런 부잣집 딸 하고 싶어요. 대리만족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고요. 두 번째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주인공이고 3위는 액션이에요. 이런 작품을 만들어 주실 분이 계시려나요?”(웃음)
송민정은 인터뷰 내내 스스로를 “미인도 아닌 제가…”라며 겸손한 대답을 이어갔다. 반짝 스타가 많은 요즘 연예계에 송민정은 이제 갓 일일극 주연을 맡은 한 여배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미인의 기준은 시대가 변하면 바뀌기 마련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요즘 쉽게 무시하는 것이자,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가치인 연기력을 송민정은 가지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다는 10가지 역할과 함께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20대 여배우 송민정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송민정.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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