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후의 변수는 부상인가.
프로농구 순위 다툼이 뜨겁다. 예년과는 달리 6강 플레이오프 막차티켓의 주인공이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있다. 4위 KGC인삼공사에 3경기 뒤진 5위 오리온스를 시작으로 6위 KT, 공동 7위 동부와 LG의 게임차는 불과 1.5경기다. 7위 그룹에 2.5경기 뒤진 9위 삼성도 여전히 6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 최하위 KCC는 6위 KT와 무려 10경기 차 처졌다. 6강이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상위권도 지각변동 조짐이 보인다. 선두 SK와 2위 모비스의 양강이 굳건한 가운데 최근 3위 전자랜드의 부진과 4위 KGC의 선전으로 3,4위 승차가 단 1경기로 좁혀졌다. 6강 진출은 사실상 확정된 팀이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2위와의 승차도 4.5경기가 나는만큼 체감상의 차이는 크지 않다. 그래도 포스트시즌 대진표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다.
순위다툼의 최후 변수는 부상이다. 모 감독은 “어차피 지금 경쟁 팀들의 전력 파악이 끝난 상황이다. 이미 4차례나 맞대결을 하지 않았나”라면서 “부상이 관건이다. 부상자 관리를 잘하는 팀이 6강 경쟁에서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김주성이 빠진 동부가 어떤 행보일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따지고 보면 그렇다. 부상자가 없는 팀, 부상자 관리를 잘 하는 팀이 유리한 건 당연하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프로농구의 특성상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해 부상에 민감하다. 주전 1명이 이탈하면 조직력이 생명인 농구에서 전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또 선수 1명이 빠져나가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더 큰 체력적, 정신적 부하가 걸리고, 백업 멤버들의 질과 양에 의해 승부가 갈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면서 선수가 1명 부상을 입으면 연쇄적으로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동부는 김주성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발목 부상을 입어 전치4주 증상을 받았다. 김주성이 없던 동부는 SK와의 2연전서 속절없이 패배했다. 아무리 김주성이 전성기가 지났다고 해도 김주성은 김주성이었다. 이승준 홀로 에런 헤인즈의 골밑 공격과 파워있는 포워드들의 돌파를 막아내긴 쉽지 않았다. 줄리안 샌슬리가 골밑 수비에 가세했으나 한계가 있었고 전역한 김명훈은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동부는 6강 도전에 다시 한번 비상이 걸렸다.
6강은 사실상 확정지은 전자랜드의 경우 2위 모비스 추격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최근 홈 7연패로 오히려 4위 KGC에 3위를 내줄 위기다. 최근 전자랜드는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경기력 자체가 뚝 떨어졌다. 리카르도 포웰과 문태종의 체력이 뚝 떨어진 것도 원인이지만, 이현호의 부상으로 주태수에게 부하가 많이 걸렸고, 주태수가 최근 주춤하면서 팀 수비가 흔들리고 리바운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종의 부상으로 인한 연쇄적인 효과다.
삼성도 지금은 김승현, 이정석, 황진원 등 부상자가 모두 돌아왔는데, 여전히 100% 컨디션이 아니라서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에 미세한 균열이 있다. 시너지효과를 못 본 케이스. LG도 시즌 초반 잘 나가다 박래훈, 변현수 등의 부상으로 뒤처졌다. 변현수는 여전히 돌아오지 못했다. 주전들의 호흡이 중요한 농구에서 부상자가 돌아오더라도 유기적 결합 효과를 바로 내기란 쉽지 않다.
반대로 KGC의 경우 부상자 위기 속 연패에 빠졌다가 정휘량, 최현민 등 백업 멤버들의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오히려 전화위복을 만들었다. KGC는 여전히 오세근을 비롯해 김일두, 은희석, 김성철 등의 부재 속에서도 3위 전자랜드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오리온스도 최진수와 김동욱의 연쇄 부상 이후 모두 복귀한지 1달여가 지났는데, 최근 조금씩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두 팀은 기본적으로 농구 센스가 좋은 선수가 많기 때문에 개인역량으로 부상 악재에 플러스 효과를 내고 있다.
부상자가 생겨도, 돌아와도 걱정인 감독들이다. 최후의 순위싸움 최대 변수는 부상과 그에 따른 도미노 효과에 대한 적절한 대처다.
[부상을 입은 김주성(위), 이현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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