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남쪽으로 튀어'(감독 임순례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오연수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일부러 스크린을 피해왔던 것은 아니지만 스케줄 등의 문제로 어느 새 15년의 스크린 공백이 생겼다.
그런 특별한 작품에서 오연수는 조용한 변신을 시도했다. 봉희는 못마땅한 것은 안 하고 할 말만큼은 다 하는 최해갑(김윤석)의 아내이자 1호팬이다. 너그럽게 가족을 사랑으로 감싸는 엄마이지만 동시에 과거 대학재학 시절 떠들썩했던 열혈 운동권 안다르크 답게 조근 조근한 말투로 할 말은 다 하는 강단 있는 여인이기도 하다.
특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찾아가 교장에게 돌직구를 날리는 모습은 압권이다. 평범한 엄마, 평범한 아내와는 거리가 먼 그런 여자다.
오연수는 이런 봉희를 연기하기 위해 일부러 살을 찌웠다고 했다.
“물론 워낙 말랐을 때부터 살을 찌운 거긴 해요. 그렇지만 그 상태로 봉희를 촬영했다면 별로 좋지 않았을 것 같아요. 살찌고 나서의 봉희가 훨신 푸근한 엄마 같은 느낌이거든요.”
실제로는 살이 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오연수는 당시에는 이전에 입었던 옷을 못입을 정도로 살이 꽤 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옷을 입으면 뭔가 태는 안 나지만 보기에는 훨씬 좋더라고요. 마치 살 냄새가 나는 느낌이었어요”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그녀가 체중을 늘리면서까지 봉희를 위해 노력했던 이유는 봉희를 처음 만난 순간 든 생각 때문이었다.
15년의 공백 끝에 스크린 컴백인 만큼 욕심이 생길법도 하지만 그녀는 최대한 튀지 않는 것, 또 최대한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1차 목표였다고 한다. 그만큼 프로라는 뜻이다.
“마치 ‘다큐 3일’에 나오는 흔히 볼 수 있는 사람 냄새나는 그런 여자여야겠다. 연기하는 것처럼 하지 말고 정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 나와야할 것 같다. 영화의 줄거리는 최해갑의 시선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오랜만에 영화를 한다고 해서 힘줘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 없었어요. 안봉희의 역할은 서포트하는 것이니까요.”
시대를 풍미했던 청춘스타 오연수가 사람 냄새나는 엄마로 변한 모습은 과거의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선물이 될 듯 싶다.
[오연수.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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