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은퇴경기까지 치른 서장훈(39)이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27년간 지속해온 선수생활을 공식적으로 마감했다.
서장훈은 21일 서울 세종로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해 선수생활을 마친 소회를 표현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된 오전 10시 30분보다 훨씬 이르게 도착한 서장훈은 평소와 같이 침착한 모습으로 자신이 직접 쓴 은퇴 소감문을 읽어나갔다.
다음은 서장훈의 은퇴 소감 전문이다.
<서장훈 은퇴 소감>
안녕하세요. 서장훈입니다.
저는 오늘로써 27년간의 여행에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어린 시절 처음 만났던 농구코트는 저에겐 편안한 안식처 같은 곳이었습니다. 잘 하지 못했어도 코트 안에 있으면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고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너무 많은 관심을 받게 됐고, 그 많은 관심은 제가 농구에서 느꼈던 행복을 무거운 부담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항상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이 저를 누르고, 잘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제가 이기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지다 보니 승부에 더 집착하고 걱정했습니다.
누구보다 잘 하려고 노력했지만 제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나온 조금 과한 저의 모습들이 불편하셨다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 한 없이 부족했습니다. 부족한 저를 오랫동안 봐주느라 힘드셨을 농구팬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해줬던 모든 동료 선수들, 감독님, 코치님, 모든 농구 관계자들게 감사드립니다. 제 옆에서 늘 힘이 되어 준 친구, 선후배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전창진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많이 배웠습니다. KT 구단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또 저의 모든 가족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국 농구가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되어 가슴이 아픕니다.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저는 명예를 더 얻으려 노력하지 않겠습니다. 돈을 더 벌려고 노력하지 않겠습니다. 낮은 곳을 바라보며 겸손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오랫동안 좋은 꿈 잘 꿨습니다. 감사합니다.
[은퇴 기자회견 중인 서장훈.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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