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사자왕’ 이동국(34·전북)이 일본 축구의 심장부인 사이타마 스타디움서 3년 전 박지성(32·퀸즈파크 레인저스)의 산책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동국은 3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치른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3차전서 교체로 투입돼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전북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또한 이 골로 이동국은 챔피언스리그 개인통산 최다골(19골)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1-1 상황이던 후반 19분 이동국의 헤딩골이 터지자 열띤 응원을 펼치던 우라와 팬들은 일순간에 조용해졌다. 이동국은 득점 후 곧바로 우라와 서포터즈가 밀집해 있는 골문 뒤쪽으로 마치 산책하듯 여유로운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동국은 경기 후 자신의 세리머니가 3년 전 사이타마 스타디움서 일본을 상대로 골을 넣고 ‘산책 세리머니’를 펼친 박지성을 재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지성이가 이곳에서 한 세리머니가 생각났다”면서 “일본 관중들에게 (나의 존재를) 알려주고 싶었다. 조용히 하라는 의미로 검지를 입술에 대는 것은 경고를 받을 것 같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 선수 소개 때 야유를 퍼부은 우라와 팬들에게 보내는 세리머니였다”며 웃었다.
산책 세리머니는 지난 2010년 5월 24일 박지성이 사이타마 스타디움서 치른 한일전에서 전반 6분 환상적인 선제골을 넣은 뒤 펼친 골 뒤풀이다. 당시 경기장을 가득 메운 울트라 닛폰은 박지성의 당당한 세리머니를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우라와는 지난 해 경기당 평균 관중수가 3만 명이 넘는 J리그 최고 인기 구단이다. 이날도 2만2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펼쳤다. 그러나 이동국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멋진 역전골과 세리머니를 펼치며 일본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동국.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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