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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증권가 찌라시'에 톱스타 A양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좋아하는 작품의 여주인공이었다. '증권가 찌라시'의 내용은 작품 속 이미지와는 다른 이야기였다. 실망감이 들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하는 생각에 A양을 속으로 욕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내용의 '증권가 찌라시'가 인터넷 커뮤니티 여기저기에 퍼져 있었다. 댓글들은 대부분 A양에 대한 욕이었다. 연예계에 관련된 일을 하는 지인에게 들었다며 A양의 다른 모습을 까발리는 댓글도 있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린 모두 '증권가 찌라시'가 '사실'이 아니라고 의심하지 않는 걸까.
똑같은 내용에 더 구체적인 상황 묘사가 곁들여져 있더라도 한 명의 네티즌이 작성한 글이라면 루머 취급하는 것과 다른 반응이었다. '증권가 사람들이 만들었다'란 출처, 무언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것이니 다를 것이란 사고의 오류가 '증권가 찌라시'를 '루머'가 아닌 '사실'로 받아들이게끔 하고 있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를 만들었지만, 결코 질을 풍족하게 하진 못했다. '진짜 정보'만큼이나 '쓰레기 정보'도 범람했다. 그래서 '진짜 정보'를 구별해낼 줄 아는 건 능력이 되는 세상이 됐다. 또 그러다 보니 '진짜 정보'는 희소해졌고, '진짜 정보'를 가진 자는 우월해졌다.
'증권가 찌라시'가 만들어지고 유포되는 건, 아마 이 모두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일 것이다. 증권가 사람들이 만들었으니 '진짜 정보'일 것 같고, '진짜 정보'를 확보했으니 조금씩 퍼트리면서 우월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가 찌라시'는 '진짜 정보'일까.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지만 관련 업계 사람들의 입에서 전해진 것이기에 적중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몇 번의 '적중'이 적중되지 않은 것까지 '사실'로 둔갑시킬 수는 없다.
'사실'이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침묵을 긍정으로 읽은 셈이다. 모든 연예인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는 까닭은 오히려 해명이 '증권가 찌라시'의 지저분한 내용을 몰랐던 이들에게까지 알려주는 경우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또 이미 '증권가 찌라시'를 향한 맹목적인 신뢰는 대중의 눈에 '연예인의 해명은 거짓말 하는 중'이란 색안경을 씌운 지 오래다.
'증권가 찌라시'가 틀린다고 해도, 사실로 믿은 채 연예인의 욕을 한 이들은 책임과 멀다. 작성자를 찾아내기도 힘드니 루머의 창작과 유포의 책임은 드넓은 인터넷의 '쓰레기 정보' 사이로 침몰해 버린다.
오늘도 '증권가 찌라시'에 눈이 먼 우리는 알파벳 놀이를 하고 있다. A는 '잘나가는 톱스타 A양'이 되고, B는 '대세로 떠오른 아이돌그룹 B군'이 된 채로, '증권가 찌라시'에 이름이 오른 A와 B와 C와 D는 이미 추잡한 루머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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