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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요. 20대에는 산에 자주 갔어요. 1년에 한 번은 꼭 지리산에 올랐어요. 체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데 산이 주는 기운이 특별했던 것 같아요"
여행을 좋아한다는 말에 성격이 외향적일 것 같지만 수상한 커튼(32·김은희)의 노래를 들어보면 또 그렇지 않다. 꽤 차분한 느낌. 어떤 때는 무거운 노래들도 많다. 그렇다고 쳐지지는 않는다. 수상한 커튼의 노래에는 크진 않지만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꽤 오래 곡을 붙잡고 있는 편이에요. 누군가는 곡이나 가사가 순간적으로 나온다는데 전 그렇지 않아요. 노력파에 가깝죠. 오랫동안 고심하고 생각해야 노래가 나와요"
싱어송라이터인 수상한 커튼의 이번 정규 앨범에 수록된 10곡은 모두 그녀의 손을 차근히 거쳤다. 모든 노래가 이렇게 인고의 세월을 거쳐 나온 것이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아무래도 타이틀곡인 '바다'다. 여행을 좋아하는 그녀답게 제주도에 사는 언니 집에 놀러갔다가 쓰게 됐다.
수상한 커튼은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한 곡 한 곡을 고이 싸서 앨범을 발매했다. 그녀에게 있어 앨범은 어쩌면 친구고, 애인이고, 자식이다. 이런 노래들의 존재가 가장 고마울 때는 팬들과 자신을 이어주는 창구가 될 때다. 자신의 음악을 누군가가 듣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신기한 게 제 노래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 중에 10대 팬들이 많아요. 가끔씩 쪽지를 보내주기도 하고 트위터를 통해서 응원을 해 주시기도 하거든요. 그런 반응들이 저에게 다가올 때 정말 기쁘죠.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서 음악을 그만 두고 싶었을 때, 팬의 한 마디가 정말 힘이 됐어요. '지금까지 들은 수상한 커튼의 노래는 버릴 것이 없네요'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팬들의 한 마디가 수상한 커튼에겐 큰 힘이 됐다. 멜로디나 가사가 잘 나오지 않을 때, 이따금씩 찾아오는 커다란 고독과 외로움에 마주칠 때, 팬들의 이런 말들을 생각하며 '그래도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을 붙잡아준 팬들에게 한 마디를 건넸다.
"제 음반 기다려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해요. 좋은 앨범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에겐 가장 큰 기쁨이에요"
[수상한 커튼.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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