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온도' 박병은 "장영, 진심으로 사랑했다"(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연애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서는 꼭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사랑의 훼방꾼이다. 이들은 한 커플을 갈라놓거나 두 사람의 사랑을 더 단단히 결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영화 '연애의 온도'에도 이동희(이민기)와 장영(김민희) 앞을 가로막는 사랑의 훼방꾼이 등장한다. 바로 민차장 역할을 맡은 배우 박병은이다.

실제 만나본 박병은은 유머러스하고 젠틀할 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건실한 연기자다. 영화 속에서 민차장이 아닌 박병은의 모습으로 등장했더라면 장영(김민희)이 사랑한 사람은 찌질한 이동희가 아닌 박병은이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다.

박병은은 "장영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며 영화 속 폭풍의 핵으로 등장하는 사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사진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새된 눈을 뜬 채 민차장을 노려봤을 텐데 정작 그는 태연했다. 사실 사랑하는 장영의 모습을 찍어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사진을 찍은 것이지만 영화 속에서 이런 내용들이 삭제돼 있어 오해를 받았다는 것.

그는 "그것도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의례적으로 로맨틱 코미디 중간에 등장하는 악역으로 등장하면 너무 뻔했다. 소개팅도 받았고, 장영에게 매력도 느꼈고, 진심으로 좋아했다. 나는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은 것"이라며 "내가 왜 나쁜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상대 여배우와인 김민희와의 키스신도 있었다. 근래 '아이들...'의 범인, '분노의 윤리학'의 포토그래퍼 등을 연기해 온 탓에 여배우와의 키스신은 그에게 생소한 경험이었다.

박병은은 "약간 쑥스러웠다. 첫 키스신을 찍을 때도, 찍기 전 자꾸 스태프들이 어묵, 떡볶이, 순대 모듬 등을 싸왔다. 그래서 양치도 두 번 했고, 가글도 하고 아주 정갈하게 앉아 있었다"며 "먹고 다시 잇몸이 쓰라릴 때가지 양치질을 했다. 목젖까지 칫솔이 들어갔다. 여태껏 한 번도 그 지점까지 칫솔이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고 장난기 가득한 말을 건넸다.

이어 "촬영이 빨리 끝났다. 생각한 것의 5분의 1정도 밖에 안 찍었다. 나중에 감독님과 얘기했더니 영이가 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소개팅한 남자와 키스를 하면 너무 나쁜 여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서 여자친구가 없었던 민차장 역의 박병은 역시 현재 솔로 상태다. 어느 역이든 철석같이 소화해 내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지만 그는 아직도 연애 보다는 연기가 고픈 듯 보였다.

박병은은 "솔직히 지금은 연애 보다는 연기를 하고 싶다"며 "캐릭터를 분석하고 상대 배우와 기를 주고받으며 연기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게 좋다"고 밝혔다.

박병은이 민차장 역을 맡아 영화의 재미를 더한 '연애의 온도'는 지난달 21일 개봉 후 한 달이 지난 21일까지 박스오피스 TOP10에 머무르며 장기 흥행 중이다.

[영화 '연애의 온도'에 민차장 역으로 출연한 배우 박병은.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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