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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개코미디 열풍은 다수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신설로 이어졌다.
'개그콘서트'를 중심으로 최근 대중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다시 돌아온 SBS '웃찾사'와 MBC '코미디에 빠지다' 등 지상파 방송 3사 뿐 아니라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까지, 이른바 공개코미디 전성시대를 일으켰다. 그리고 이같은 개그부활에 있어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역시 시청률 20%를 웃돌며 숱한 화제를 모은 KBS 2TV '개그콘서트'다.
'개그콘서트'의 높아진 시청률은 덩달아 개그맨들의 위상을 높였고 개그맨 지망생과 무명 개그맨들에게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렇듯 승승장구하던 '개그콘서트'는 지난 5일 방송분에서 시청률 14.7%(닐슨코리아 집계 결과)를 기록했다.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하던 지난 3월 방송분 시청률에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과거 시청률 20%를 유지하던 것과 비교해 본다면 더욱 초라한 수치다.
과거 주말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를 위협하던 '개그콘서트'의 높은 시청률은 어느새 과거형이 됐다.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이 인기를 누리고, 봄철 따뜻한 날씨로 TV 시청층이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개그콘서트' 시청률 하락의 이유로 꼽히지만 과거와 달리 화제성 있는 인물과 영향력 있는 코너가 없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승승장구 하던 당시 '개그콘서트'에는 신보라의 깜짝 놀랄만한 노래 실력으로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았던 '용감한 녀석들'이 있었다. 그들은 코너 이름처럼 용감한 발언으로 과감한 돌직구를 날려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했다.
타 방송인 MBC 파업이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던진 당돌한 말들은 비록 너무 용감한 발언으로 방송 이후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풍자개그로 받아들여지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애매한 것들에 기준을 매겨주면서 화제를 모았던 코너 '애정남'도 있었다. 여자친구와 애인의 기준, 노총각·노처녀의 기준 등 실제로 대중들에게 애매했던 것들에 정확한 기준을 만들어 주면서 코너와 함께 개그맨 최효종은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의 '개그콘서트'에는 이같은 화제를 모을 만한 코너나 인물이 없다. 똑같은 개그맨들이 존재하지만 전과 같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2%로 부족하다.
장수코너로 자리매김한 '네가지'와 '불편한 진실'은 똑같은 패턴과 전개로 이어지면서 진부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스트 위주인 '생활의 발견'은 홍보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고 난 이후 홍보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미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아이디어 뱅크 황현희의 새코너 '리얼토크쇼'는 거침없는 돌직구로 첫 방송부터 기대를 모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과거 이야기로 게스트의 화를 돋구기만 하고 있다. 초반 기획의도와 달리 이렇다 할 돌직구 성 발언이 나오지 않으면서 오히려 더욱 큰 실망을 주고 있다.
현재 개그계에서 '개그콘서트'가 갖는 위상은 상상 이상이다. 무명 개그맨이나 개그맨 지망생에게 '개그콘서트'는 꿈의 무대이고 타 방송의 개그 프로그램에게는 질투의 대상이자 목표다.
보수적인 개그계에서 이같은 '개그콘서트'라는 프로그램의 추락은 개그계 전반적인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 물론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은 일시적일 수 있고, 단순한 흐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침체를 겪는 프로그램이 여타의 프로그램이 아닌 '개그콘서트'인 만큼, 지금의 현상이 단순한 흐름으로가 아닌 개그계 전반을 위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개그콘서트' 방송장면. 사진 = 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처]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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