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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케이블 드라마에) 처음 출연할 때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작품 자체가 좋아서 나오게 됐습니다”-OCN ‘TEN’의 주인공 배우 주상욱.
14일 종영한 tvN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이 화제 속에 종영한 가운데 케이블 드라마 속칭 ‘케드’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응답하라 1997’을 비롯해 시즌 2가 방송되고 있는 ‘TEN’ 등 그야말로 히트 케드가 속속 등장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하지만 케드는 지금도 배우들에게 경시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배우들에게 출연을 원하는 미디어를 고르라면 단연 영화, 지상파 드라마, 케이블 드라마 순이다. 영화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 완벽하게 사전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만들어진다. 배우에게는 충분한 사전 준비기간이 주어진다. 그야말로 배우가 완벽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 것.
지상파 드라마는 이런 영화와는 정반대다. ‘실시간 방송’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시간에 쫓기면서 제작이 이뤄진다. 물론 몇몇 드라마가 ‘반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다수의 분량을 사전에 촬영하고 방송을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소수’의 일이다. 배우 개인에게는 쪽대본과 밤샘 촬영 등 그야말로 고행 수준의 혹독한 일정이 이어진다. 하지만 지상파라는 대중에게 보편화된 매체의 위력으로 배우들에게는 인지도의 상승과 함께 이에 합당하는 출연료가 주어진다.
반면 케드는 적은 제작비, 파급력 부제 등의 이유로 배우들에게는 저평가 받아온 매체다. 이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극적인 소재를 방송하면서 선을 그어왔다. 오죽 “지상파에서 인기가 떨어지면 케이블에 나온다”는 말까지 돌았을까?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막돼먹은 영애씨’ 등을 통해 케드 시장은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면서 매니아 층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기발한 시나리오와 영상미,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있다. ‘TEN’의 주상욱이나 조안, 김상호를 비롯해 ‘나인’의 이진욱은 좋은 작품 위에 훌륭한 연기력을 가미하면서 윈-윈 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케드는 지금도 톱스타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블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초석 격인 ‘막돼먹은 영애씨’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주인공 영애 역의 김현숙은 대중의 인지도는 높았지만 배우가 아닌 개그우먼의 인식이 강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회적 복고 열풍까지 만들어낸 화제작 ‘응답하라 1997’ 또한 ‘슈퍼스타K’ 출신 가수 서인국과 인지도 면에서 다른 멤버들에 비해 부족했던 에이핑크 정은지 카드를 내밀었다. 잘나가는 A급 배우들을 투입한 케이스는 주상욱, 조안, 김상호가 출연한 ‘TEN’이나 지상파 편성을 노리다 좌절해 tvN에서 방송한 ‘제3병동’ 정도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배우들의 케드 기피현상에 대해 ‘지상파 보다 못한 이들이 나오는게 케드’라는 인식 때문이라 설명한다. 잘나가는 톱스타의 경우 시나리오나 대본의 질 보다는 파급력이 큰 매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요즘 케드를 보면 그 대본이나 촬영 자체의 질이 일부 작품의 경우 지상파의 그것을 넘어섰다. 하지만 배우들이나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은 ‘케이블에 출연하면 좋지 않은 인식이 박히지 않을까’며 걱정한다”고 전했다.
콧대 높은 배우들이 그저 자신의 인지도와 유명세 유지를 위해 ‘폼’이 덜나는 케드를 기피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폼’을 위해서 좋은 작품을 놓치는 것은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작품을 보는 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대본에 배우의 연기가 더해지면 매체 파급력 따위는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을 요즘 케드가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 FOX나 HBO, 쇼타임 등 케이블 채널의 드라마가 오히려 지상파의 그것을 압도하고 있다. 만약 한국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콧대 높은 배우들도 더 이상 케드를 경시해서는 안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마니아 들을 양산하고 있는 케이블 드라마 ‘나인’, ‘텐2’. 사진 = CJ E&M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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