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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왕저린을 무력화시켰다.
2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한국과 중국의 동아시아 농구선수권 결승전. 한국으로선 제2의 야오밍이라 불리는 왕저린(214cm)을 봉쇄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왕저린은 지난해 중국프로농구에 데뷔해 경기당 20점을 넣은 무서운 신예. 운동능력은 좀 떨어져도 골밑에서 득점을 해내는 기술과 피딩능력을 고루 갖춘 왕저린은 분명 버거운 상대였다.
최부영호의 최장신은 206cm의 이종현. 그는 한국농구의 미래라 불린다. 고려대 1학년생이지만, 이미 지난해 경복고 3학년 시절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웨이트가 약간 달리지만, 골밑 플레이와 볼을 다루는 센스는 수준급이다. 백보드 장약력은 이미 대학 무대에서도 최고 수준.
이종현과 왕저린은 지난해 청소년 대회서 두 차례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이종현이 왕저린에게 모두 판정패했다. 이종현으로선 이날만을 기다렸다. 홈에서 복수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20일 홍콩과의 준결승전 직후 “한번은 이겨야 하지 않겠나. 신장이 달리지만, 왕저린은 피벗이 느리다. 종규 형에게도 얘기를 해줬다. 수비와 궂은 일에서 힘을 보태겠다”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한국은 김종규라는 또 다른 센터를 보유했다. 경희대 졸업반인 그는 이미 국가대표 단골멤버가 됐다. 신장도 207cm이고, 이종현보다 국제경험이 많다. 최 감독은 김종규를 왕저린에게 붙였다. 그리고 왕저린이 골밑에서 공을 잡을 때 이종현이 도움수비를 펼쳤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왕저린은 당황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은 중국은 급기야 219cm 최장신 리 무하오를 투입했다. 왕저린을 경기 초반 꽁꽁 묶은 한국은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은 상태.
중국으로선 리 무하오를 오랜 시간 기용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공격력에서 왕저린이 낫기 때문. 중국 판빈 감독은 2쿼터 들어 결국 왕저린을 투입했다. 한국은 김종규와 이종현이 번갈아 그를 막았다. 부족한 높이는 윤호영으로 메웠다. 윤호영도 골밑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중국은 왕저린의 위력이 발휘되지 않자 궈 에일런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종현과 김종규는 공격에서도 왕저린에게 기 죽지 않고 과감하게 1대1을 했다. 왕저린은 이종현과 김종규의 페이크에 속는 장면을 몇 차례 연출했다. 이날 기본적으로 가드들의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력이 빛났다. 하지만, 고비마다 백보드를 장악한 이종현과 김종규의 공수 활약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이종현과 김종규는 왕저린을 단 11점 8리바운드로 묶는 데 성공했다. 대신 이종현이 12점 4리바운드, 김종규가 13점 9리바운드. 이종현, 김종규의 판전승이었다. 왕저린을 넘어서니 만리장성도 넘을 수 있었다. 특히 이종현으로선 복수혈전에 성공한 셈. 이는 곧 한국의 동아시아선수권 3연패라는 달콤한 결과로 이어졌다.
[이종현.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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