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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지금은 부진에 빠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지만 앞서 이를 극복할 기회는 분명 있었다.
'무릎팍도사'가 처음부터 고전한 건 아니다. 지난해 11월 MC 강호동의 복귀 당시 '무릎팍도사'에 쏠린 관심은 컸다. 배우 정우성도 첫 게스트로 대중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정우성은 고등학교 자퇴 후 호스트바에서 스카우트를 받았던 일부터 배우 이정재와의 루머, 그리고 과거 연인이었던 배우 이지아와의 열애설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해당 방송은 시청자의 큰 호응을 얻었고 '무릎팍도사'는 9.3%라는 안정적인 시청률로 출발을 알렸다.
두 번째 게스트였던 방송인 전현무도 '무릎팍도사'를 찾아 KBS 아나운서 재직 당시의 실수담부터 자신에 관한 증권가 정보지 루머, 방송인 오상진과의 SNS 설전, 그리고 프리랜서 선언을 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당초 전현무 편은 직전 방송분이었던 정우성 편에 비해 게스트의 다소 낮은 존재감으로 우려를 샀지만, 망가지길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고 솔직한 태도의 전현무로 인해 호평 받았다.
순항하던 '무릎팍도사'는 배우 김상경 편에서 잠시 휘청거렸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야구선수 류현진의 방문을 통해 다시 반등했다. 강호동을 만난 류현진은 배우 홍수아와의 열애설에 대한 진실을 밝혔고, 미국 무대로 향하는 포부도 고백했다.
그리고 이때 '무릎팍도사'를 찾은 것이 영화감독 워쇼스키 남매였다. 배우 배두나가 주연을 맡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홍보차 내한한 워쇼스키 남매는 국내에선 첫 토크쇼로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영화 '매트릭스' 등으로 유명한 그들이기에 시청자들은 워쇼스키 남매의 작품 속 세계관 등에 대한 깊은 대화도 언급되길 기대했지만, 실제 방송은 시청자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다.
MC들은 전문 통역사와 특별 출연한 개그맨 김영철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워쇼스키 남매와 의사소통에 힘들어했다. 오히려 라나 워쇼스키가 동양 문화와 서양 문화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려는 장면에서는 강호동이 "너무 길게 얘기하면 제작진이 자막 넣기 힘들어 한다"고 말하는 등 MC들 스스로 속 깊은 대화를 차단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이후 개그듀오 컬투와 방송인 백지연이라는 화제성 있는 게스트의 등장으로 잠시 안정세를 보이던 '무릎팍도사'는 일본 정상 아이돌그룹 SMAP 멤버 초난강 편에서 또 한 번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초 초난강의 출연 소식에 시청자들은 그가 오랜 시간 키워온 한국 사랑과 일본에서 최정상의 인기를 지켜 온 SMAP에 관한 다양한 대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본 방송은 초난강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MC들이 초난강에 대적할 장기를 뽐내는 예능 한일전으로 꾸며졌고, 중반 이후 깜짝 손님으로 배우 차승원이 등장한 뒤부터는 토크쇼의 포커스가 차승원에게 집중돼 버렸다. 정작 시청자가 궁금해했던 초난강의 한국 사랑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렇게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순간마다 '무릎팍도사'는 삐걱거렸다. 타개책으로 제작진이 "외국인 게스트와 함께 여성 리더를 게스트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밝히고 섭외한 스타강사 김미경 편 또한 순탄치 못했다. 김미경은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자신의 성장기를 소개했고, 방송 후 그녀를 사칭하는 SNS 계정이 등장할 만큼 주목 받았지만 이후 논문 표절 논란이라는 외부적인 불운에 휩싸이며 결국 '무릎팍도사' 김미경 2편은 전파를 타지 못했다. '무릎팍도사'는 다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후로도 '무릎팍도사'는 6.4%를 기록한 박주미 편을 제외하면 6%의 벽을 넘지 못하며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해피투게더3'의 시청층을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 재기를 노리는 '무릎팍도사'에게 분명 다시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다만 지난 실패를 거울삼아 '무릎팍도사'가 과연 기회를 잘 살려낼지 '무릎팍도사' 앞날의 관건이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MC 유세윤, 강호동, 올라이즈밴드(왼쪽부터).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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