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극장가 성수기를 앞두고 할리우드 불록버스터들이 충무로를 주름잡고 있다. 지난 4월 개봉한 '아이언맨3'가 전국 893만 9137명을 동원하며 한 차례 극장가를 휩쓸었고, 최근에는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과 '스타트렉 다크니스', '애프터 어스' 등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하지만 어느 곳에나 음과 양이 있듯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특유의 이야기와 영상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잡기에 나선 다양성 영화들이 관객들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달 2일 개봉한 영화 '러스트 앤 본'은 한 달 가까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조용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예언자'로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범고래 조련사지만 사고로 다리를 잃게 된 스테파니(마리옹 꼬띠아르)와 거친 삶을 살아 온 삼류 복서 알리(마티아스 쇼에나에츠)가 절망의 끝에서 서로에게 구원이 돼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눈부신 영상과 감각적 사운드, 진정한 러브스토리 등으로 호평 받았으며 특히 스테파니 역을 맡아 열연한 마리옹 꼬띠아르가 이 작품으로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바 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비포 미드나잇'은 지난 1995년 개봉한 영화 '비포 선라이즈', 2004년 개봉한 '비포 선셋'에 이은 '비포'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전편의 비엔나와 파리에 이어 그리스의 해변 카르다밀리로 배경을 옮겨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된 제시(에단 호크)와 환경 운동가가 된 셀린느(줄리 델피)의 재회와 사랑을 그려냈다. 주연배우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 메가폰을 잡은 리처드 링클레이트 감독은 18년 동안 세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는 진풍경을 만들어 내 화제가 됐다.
'동네다큐'라는 독특한 홍보문구로 무장한 '춤추는 숲'(개봉 5월 23일)은 서울 한폭판에서 공동체를 꾸리며 살아가는 성미산마을 사람들이 산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실제 12년 전부터 성미산마을 주민으로 살고 있는 강석필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마찬가지로 성미산마을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배우 고창석의 가족 등이 출연해 실제 주민의 눈으로 뒷산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지난해 제38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 제10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국제환경영화경선 심사위원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블록버스터와 색다른 재미를 안기는 영화지만 이들 작품을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상영중임에도 개봉관이 적어 상영하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 하지만 약간의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면 충분히 블록버스터와 다른 웃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영화 '러스트 앤 본', '비포 미드나잇', '춤추는 숲' 포스터(위부터). 사진 = 그린나래미디어, 에이블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느림보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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