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안경남 기자] 축구는 결국에 11명이 하는 스포츠다. 손흥민(21·함부르크)이 돋보이기 위해선 동료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동국(34·전북)의 교체 투입은 손흥민을 더 빛나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서 ‘거인’ 김신욱(25·울산)과 함께 4-4-1-1 포메이션의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한국의 1-0 승리를 도왔다. 덕분에 한국은 18일 이란전서 무승부만 거둬도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게 됐다.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은 최전방에 배치했다. 대신 ‘애제자’ 이동국을 벤치로 내렸다. 손흥민은 ‘단짝’ 김신욱과 호흡을 맞췄다. 빅앤스몰 조합의 두 선수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우즈베키스탄을 괴롭혔다. 김신욱은 2m에 육박하는 높이로 하늘을 지배했고, 손흥민은 빠른 발과 개인기로 땅을 휘저었다.
하지만 투톱으로 출격한 손흥민은 함부르크에서의 활약을 재현하지 못했다. 부지런히 뛰며 김신욱, 이근호(28·상주), 이청용(25·볼튼) 등과의 연계 플레이에 집중했지만 위협적인 찬스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 이근호가 한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이마저도 골로 연결되진 못했다. 또한 손흥민이 직접 때린 슈팅은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거나 발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서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후반 22분 페널티지역 좌측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수비수 2명을 가볍게 제친 뒤 슈팅을 시도했다. 또한 후반 39분 역습 찬스에선 수비수 3~4명을 달고 질주하기도 했다. 확실히 손흥민은 수비를 등진 상황보다 볼을 잡은 뒤 앞으로 뛰어가는 장면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 한 경기를 두고 손흥민의 최적 위치가 측면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또한 오로지 이동국 때문에 손흥민이 살아났다고 볼 수도 없다.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가도 손흥민이 측면에서 잘 할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최전방서 이 역할에 가장 적합한 선수는 이동국이다. 지동원(22·선덜랜드)도 ‘톱’보다 ‘측면’이 더 어울리는 선수다. 때론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지금 이동국은 손흥민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 줄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전 마지막 25분 동안 우리는 그것을 조금이나마 눈으로 확인했다.
[이동국-손흥민.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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