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1999년 플레이오프 7차전은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롯데는 삼성에 연장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비록 그해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지만 드라마틱한 과정 때문에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에 롯데는 26일 사직구장에서 '응답하라 1999 챔피언스 데이' 이벤트를 열고 펠릭스 호세 등 당시 주역들을 초청해 롯데 팬들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당시 경기에서는 난동 사건이 있었다. 노장진으로부터 홈런을 터뜨린 호세에 분노한 일부 관중들이 오물을 투척한 것이다. 이에 분노한 호세는 관중석에 방망이를 던졌고 심판진은 호세에 퇴장을 선언했다. 롯데 선수단은 철수를 강행하는 등 격하게 항의했다.
사태는 겨우 진정됐고 타석에 들어선 마해영은 거짓말 같은 백투백 홈런을 터뜨렸다. 마해영은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주먹을 내리 꽂았다. 분노의 홈런포는 지금도 잊지 못할 명장면이다.
26일 행사 참석을 위해 사직구장을 찾은 마해영 XTM 해설위원은 1999년의 추억을 더듬었다.
"이번 이벤트를 빨리 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는 마 위원은 "기분 좋게 왔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3번 박정태, 4번 호세, 5번 마해영으로 이어지는 특급 타선은 롯데의 자랑이었다. 마 위원은 "호세에게 영어로 장난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호세와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면서 "호세가 긴 방망이로 훈련을 하는 것을 보고 나도 따라해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출신다운 뭔가가 있었다. 많이 도움이 됐다"고 당시 추억을 떠올렸다.
마 위원은 "우투수가 나오면 호세를 거르고 나와 상대했다.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타점 찬스가 나에게 오니까 기분이 좋았다. 치면 타점이었다. 호세와 내가 같이 잘 치면 상대가 많이 당황해 했었다"면서 막강했던 롯데 타선을 추억했다.
마 위원은 1999년 플레이오프 7차전서 분노의 홈런을 터뜨린 상황을 묻자 "홈런을 치려고 들어갔다"고 말하면서 "'나도 방망이를 던지고 차라리 퇴장을 당할까'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호세가 이미 퇴장을 당했었고 나까지 퇴장 당하면 이길 수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신기하게도 홈런을 쳤다.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을 수 없는 홈런이다"고 추억한 마 위원은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준우승한 것에 대해서는 "플레이오프 때 힘을 너무 많이 뺐다. 워낙 체력 소모가 많았다. 플레이오프가 한국시리즈보다 시청률이 더 높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는 1999년 이후 한국시리즈에 진출 조차 못하고 있다. 마지막 우승은 1992년이다. 과연 롯데는 언제 우승을 할 수 있을까. 마 위원은 '롯데가 언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라면서 "불펜과 장타력을 보완하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준비는 마쳤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펠릭스 호세(48)와 레전드 선수들이 26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 앞서 덕아웃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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