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희관의 느린 볼. KIA 타선에도 재미를 봤다.
두산 유희관은 2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와의 원정경기서 5⅓이닝 103구 9피안타 1탈삼진 3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유희관은 그러나 경기가 연장 12회 무승부가 되면서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3승 1패 1세이브 3홀드. 6월 들어 선발투수로 완벽하게 연착륙했다.
유희관은 느림의 미학이 돋보이는 좌완투수. 직구 최고구속은 135km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110~120km대로 완급을 조절할 수 있고, 종종 76~7km의 느린 커브도 구사한다. 보통 140km가 넘는 볼에 타격 타이밍을 맞추는 타자들로선 유희관의 느린 볼에 오히려 타격 타이밍을 빼앗긴다. 다른 투수들보다 반 박자 정도 타이밍을 늦춰야 할 때도 있다.
이날도 절묘한 제구력과 능숙한 완급조절로 KIA 타선을 요리했다. 1회 이용규와 안치홍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1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나지완을 3루 땅볼로 요리했다. 최희섭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아 1실점을 했으나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2회부터 감을 잡은 유희관은 위기관리능력의 진수를 선보였다.
2회 2사 후 김선빈과 신종길을 연속안타로 내보냈고 안치홍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김주찬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3회엔 1사 후 최희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범호와 김주형을 범타와 삼진으로 처리했다. 4회엔 내야땅볼 3개로 첫 삼자범퇴. 5회엔 선두 안치홍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아 위기를 맞이했다. 김주찬과 나지완을 범타로 돌려세운 뒤 최희섭을 고의사구로 내보냈으나 이범호를 1루 땅볼로 돌려세워 실점하지 않았다.
6회엔 두번째 실점. 선두 김주형을 3루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김주형과 김상훈에게 연이어 2루타를 맞아 실점했다. 신종길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오현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오현택이 안치홍과 김주찬을 범타로 돌려세우면서 유희관에게 승리요건이 주어졌다. 그러나 구원난조로 연장전에 접어들었고 연장 12회 무승부가 되면서 누구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아직까지 국내 타자들이 유희관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직전 2~3경기보다 많은 9개의 안타를 내줬다. KIA 타선은 6일만에 경기에 나섰으나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유희관이 KIA 타자들을 압도하는 피칭을 한 건 아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완급조절로 위기를 빠져 나오는 기민함을 선보였다. 유희관이 두산 선발진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구원난조와 연장 12회 무승부로 유희관에게 승리가 주어지지 않은 게 옥에 티였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